📌사회 행동🔊 [헤드 버팅]

머리박기 (두부충돌)

Head-butting

📅 1955년👤 Edwin H. Colbert (최초 제안); Peter M. Galton (1970, 학술적 정식 가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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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Etymology)영어 Head(머리) + Butting(들이받기, 박치기). 동물 행동학에서 머리를 부딪쳐 싸우는 행위를 통칭하는 일반 용어.

📖 정의

머리박기(Head-butting)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과(Pachycephalosauridae) 공룡들이 두껍게 발달한 전두두정골(frontoparietal) 돔을 이용하여 같은 종의 개체와 머리를 부딪쳐 싸웠을 것이라는 행동학적 가설이다. 이 가설은 현생 큰뿔양(Ovis canadensis)이나 사향소(Ovibos moschatus)가 뿔과 두개골을 정면으로 충돌시키는 종내 투쟁 행동과의 유사성에서 비롯되었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의 돔은 전두골과 두정골이 융합·비후되어 형성된 과광물화(hypermineralized) 골질 구조로, 가장 큰 종인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와이오밍엔시스(Pachycephalosaurus wyomingensis)에서는 두께가 최대 약 25cm에 달한다. 유한요소해석(FEA), 병리학적 분석, 현생 우과(Bovidae) 동물과의 비교 연구가 이 가설을 뒷받침하지만, 골조직학적 분석과 돔의 둥근 형태에 대한 생역학적 우려 등 반박 증거도 존재하여, 이 행동의 실재 여부는 고생물학에서 지속적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 상세 정보

1 가설의 기원과 역사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가 머리를 이용해 싸웠다는 착상은 에드윈 콜버트(Edwin H. Colbert)가 1955년 저서 Evolution of the Vertebrates에서 "아마도 두개골이 일종의 충돌 장치(battering ram)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서술한 데서 비롯되었다. 이후 1956년 L. 스프라그 드 캠프(L. Sprague de Camp)의 공상과학 단편 A Gun for Dinosaur에서 대중적으로 유포되었으며, 1970년 피터 갈턴(Peter M. Galton)이 "Pachycephalosaurids—Dinosaurian Battering Rams"라는 논문에서 큰뿔양과의 비유를 통해 학술적으로 정식 가설화하였다. 갈턴은 두꺼운 돔 구조, 돔 주변의 돌기와 뿔이 비효율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 그리고 교합면(zygapophysis)의 구조 등을 근거로 종내 경쟁에서의 정면 충돌 행동을 주장하였다.

2 찬성 증거

유한요소해석(FEA): 스나이블리와 콕스(Snively & Cox, 2008)는 호말로케팔레(Homalocephale)와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두개골에 대해 2차원 및 3차원 유한요소해석을 수행하여, 성체의 돔 구조가 머리박기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안전하게 견딜 수 있음을 보였다. 후속 연구에서 스나이블리와 테오도르(Snively & Theodor, 2011)는 스테고케라스 발리둠(Stegoceras validum)의 두개골을 현생 우과 동물(듀이커, 큰뿔양, 사향소 등)과 비교하여 CT 스캔과 FEA를 수행하였으며, 스테고케라스가 현생 머리박기 동물과 유사한 밀집 피질골-해면골 층상 구조를 갖추고 있어 충격에 대한 안전계수가 높다고 보고하였다. 재귀분할분석(Recursive Partition Analysis)에서도 스테고케라스는 머리박기 행동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두개골 병변(pathology) 증거: 피터슨과 비토레(Peterson & Vittore, 2012)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와이오밍엔시스 돔 표면에서 외상 후 골수염(osteomyelitis)과 일치하는 병변을 최초로 보고하였다. 이어 피터슨 등(Peterson et al., 2013)은 109개 파키케팔로사우루스과 돔 표본을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전체 표본의 약 22%에서 병변을 확인하였다. 이 병변은 돔 정점 부근에 집중 분포하였고, 편평한 두개골(미성숙 개체 또는 암컷으로 추정)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현생 큰뿔양(Ovis)에서 두개골에 유사한 외상 흔적이 관찰되는 반면, 옆구리 밀치기를 하는 염소(Capra)에서는 흉부에 주로 부상이 집중되어,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의 병변 분포가 정면 머리박기 가설과 부합하였다.

해부학적 상관관계: 돔형 두부 형태, 두개골 표면으로 개구하는 신경혈관 관, 큰 경근 부착부, 충격선을 따른 밀집 피질골 등이 현생 머리박기 포유류와 공유되는 기능적 상관관계로 확인되었다(Snively & Theodor, 2011).

3 반대 증거와 대안 가설

골조직학적 반박: 굿윈과 호너(Goodwin & Horner, 2004)는 여러 파키케팔로사우루스과 종의 돔 조직을 절편 분석하여, 돔 내부의 방사상 혈관 구조가 발생 과정의 일시적 구조물이며, 성장에 따라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들은 돔이 현생 양이나 들소의 두개골에 존재하는 기낭(pneumatic sinus)이나 두꺼운 해면골 완충층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머리박기보다는 과시 기능(display)이나 종 인식(species recognition)에 사용되었다고 해석하였다. 이 견해는 2023년에도 플라티톨루스 클레멘시(Platytholus clemensi) 기재 논문에서 재확인되었는데, 돔 표면의 수직 혈관 구조가 케라틴 장식물의 존재를 시사한다고 보고되었다.

돔 형태의 역학적 문제: 수에스(Sues, 1978)와 카펜터(Carpenter, 1997)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 돔의 구형 형태가 정면 충돌 시 머리가 미끄러져 경추에 위험한 비틀림 응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카펜터(1997)는 이 문제를 재검토하면서 정면 머리박기보다 옆구리 밀치기(flank-butting)를 대안으로 제안하였다. 이 가설에서는 공룡이 머리를 옆으로 휘둘러 상대방의 몸통을 타격한다.

옆구리 밀치기 가설(Flank-butting): 수에스(1978)가 스테고케라스의 두개골과 추체 형태를 분석하여 최초로 제안하였으며, 카펜터(1997)가 이를 발전시켰다. 정면 충돌 시 둥근 돔이 빗나갈 위험이 크고 접촉 면적이 작다는 점이 주된 근거이다. 다만 알렉산더(Alexander, 1997)는 생역학적 계산에서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목이 빗나간 충격의 약 11%를 안전하게 흡수할 수 있으며, 구형 무기로 옆구리를 치는 행동은 현생 동물에서 유례가 없다고 지적하여, 옆구리 밀치기 가설에도 의문을 제기하였다.

과시/시각 신호 가설: 굿윈과 호너(2004)는 돔이 화식조나 큰부리새의 화려한 두부 구조물처럼 성적 과시나 시각적 의사소통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돔 성장이 개체 발생에 따라 극적으로 변하고, 샤피 섬유(Sharpey's fibers)의 존재가 돔 위에 비각질성 연조직이나 색채 구조물이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발차기(kickboxing) 가설: 2022년에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가 캥거루처럼 뒷다리로 차는 방식으로 싸웠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4 행동 유형의 세분화

우드러프와 아커만스(Woodruff & Ackermans, 2024)의 종합 리뷰에서는 "머리박기"라는 용어가 지나치게 모호하게 사용되어왔다고 비판하며, 다음과 같은 세분화를 제안하였다.

  • 고속 정면 충돌(High-velocity head-to-head): 큰뿔양처럼 전력 질주하여 두정부를 충돌시키는 행동. 갈턴(1970)의 원래 가설.
  • 저속 밀치기/씨름(Low-velocity pushing/shoving): 들소나 혹멧돼지처럼 두부를 맞대고 밀어붙이는 행동. 편평 머리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에 적용 가능.
  • 옆구리 밀치기(Flank-butting): 수에스(1978), 카펜터(1997)의 대안 가설.

완전 돔형(fully-domed) 종에서는 전두부(frontal zone)에 병변이 집중되어(63% 이상) 정면 머리박기 또는 밀치기 행동이 추정되며, 부분 돔형(partially-domed) 종에서는 병변 분포가 보다 균등하여 보다 복잡한 공격 상호작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Peterson et al., 2013).

5 현생 비교군

머리박기 가설의 핵심 비교 동물은 다음과 같다.

  • 큰뿔양(Ovis canadensis): 고속 정면 충돌의 전형. 뿔 기저부 사이의 넓은 접촉면으로 두개골을 부딪치며, 두개골 내부의 기낭과 해면골 층이 충격을 흡수한다.
  • 흰배듀이커(Cephalophus leucogaster): 돔형 전두골을 가진 소형 우과 동물로, 스테고케라스와 형태적으로 가장 유사한 현생 비교군이다. CT 스캔에서 치밀골-해면골 층상 구조가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와 유사하다.
  • 사향소(Ovibos moschatus): 넓은 뿔 기저부가 돔형 구조를 형성하며 정면 머리박기에 사용한다.
  • 염소(Capra): 주로 옆구리를 치는 투쟁 양식을 보이며, 부상이 흉부에 집중된다. 옆구리 밀치기 가설의 비교 대상.

6 성선택과 진화적 의의

109개 돔 중 22%라는 높은 병변 빈도는 다른 공룡의 전투 관련 부상(스테고사우루스 꼬리 가시 9.8%, 트리케라톱스 프릴 14%)보다 현저히 높다. 이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의 전투 빈도와 강도가 매우 높았음을 시사한다. 골수염으로 인한 높은 적응도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행동이 진화적으로 유지되었다면, 돔은 성선택(sexual selection)의 산물로서 짝짓기 접근권이나 영역 확보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Peterson et al., 2013). 다만 피터슨 등은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가 반드시 일부다처제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일부일처제나 일처다부제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였다.

7 현재 학계 합의 수준

머리박기 가설은 FEA 연구와 병변 분석에 의해 상당한 뒷받침을 받고 있으나, 「확정된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굿윈·호너 그룹은 골조직학적 근거로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며, 2023년의 플라티톨루스 연구에서도 돔 위에 정교한 케라틴 장식물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하여 과시 기능 가설을 강화하였다. 우드러프와 아커만스(2024)의 종합 리뷰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류의 돔이 단일 기능이 아닌 복수 기능(과시, 전투, 종 인식)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절충적 결론을 제시한다. 현생 동물에서도 뿔이나 두개골 장식은 무기이자 동시에 과시 구조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시 구조물이 무기와 양립 불가능하지 않으며, 무기 자체가 적응도에 대한 정직한 신호(honest signal)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 현재의 주류적 인식이다.

🔗 참고 자료

📄Peterson, J.E., Dischler, C., & Longrich, N.R. (2013). Distributions of Cranial Pathologies Provide Evidence for Head-Butting in Dome-Headed Dinosaurs (Pachycephalosauridae). PLoS ONE 8(7): e68620.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68620
📄Snively, E. & Theodor, J.M. (2011). Common Functional Correlates of Head-Strike Behavior in the Pachycephalosaur Stegoceras validum (Ornithischia, Dinosauria) and Combative Artiodactyls. PLoS ONE 6(6): e2142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21422
📄Woodruff, D.C. & Ackermans, N.L. (2024). Headbutting through time: A review of this hypothesized behavior in 'dome-headed' fossil taxa. The Anatomical Record. https://doi.org/10.1002/ar.25526
📄Snively, E. & Cox, A. (2008). Structural Mechanics of Pachycephalosaur Crania Permitted Head-Butting Behavior. Palaeontologia Electronica 11(1): 3A.
📄Goodwin, M.B. & Horner, J.R. (2004). Cranial histology of pachycephalosaurs (Ornithischia: Marginocephalia) reveals transitory structures inconsistent with head-butting behavior. Paleobiology 30(2): 253–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