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증거🔊 [데칸 트랩스]

데칸 트랩

Deccan Traps

📝
어원 (Etymology)'데칸(Deccan)'은 산스크리트어 'dakṣiṇa'(दक्षिण, '남쪽')에서 유래하며, 인도 남부 반도 고원을 가리킨다. '트랩(Traps)'은 스웨덴어 'trappa'('계단')에서 유래한 지질학 용어로, 수평으로 쌓인 용암류가 침식되어 계단 모양의 지형을 형성하는 특징에서 명명되었다.

📖 정의

데칸 트랩은 인도 중서부(대략 북위 17–24°, 동경 73–74°)에 위치한 지구상 최대 규모의 대륙 홍수 현무암 화성암 지대(거대 화성암 지대, Large Igneous Province) 가운데 하나이다. 백악기 후기에서 팔레오세 초기(약 6,600만 년 전)에 걸쳐 분출된 수백 개의 솔레아이트 현무암 용암류로 구성되며, 현재 노출 면적은 약 50만 km², 서부 가츠(Western Ghats) 단애부에서의 누적 현무암 두께는 2 km를 초과하고, 총 분출 체적은 대략 100만 km³로 추정된다. 침식과 인도–세이셸 분리 시의 해저 함몰을 고려하면 원래 면적은 최대 150만 km²에 달했을 수 있다. 데칸 트랩은 곤드와나 분열 이후 인도 아대륙이 북상하면서 레위니옹 맨틀 플룸의 두부(head)가 대륙 암석권과 충돌하여 생성된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정밀 ⁴⁰Ar/³⁹Ar 및 U-Pb 연대 측정 결과, 주요 분출기가 약 70만~80만 년에 걸쳐 백악기–팔레오기 경계(KPB, ~6,605만 년 전)를 전후로 지속되었음이 확인되었다. 분출 과정에서의 대규모 CO₂·SO₂·할로겐 탈가스는 중대한 환경 교란 요인으로 지목되며, 데칸 트랩은 백악기 말 대멸종이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인지, 데칸 화산활동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두 사건의 복합 작용에 의한 것인지를 둘러싼 과학적 논쟁의 핵심 요소이다.

📚 상세 정보

지질학적 배경과 규모

데칸 트랩은 인도 중서부의 광대한 지역에 걸쳐 분포하며, 마하라슈트라·구자라트·마디아프라데시·카르나타카주 및 안드라프라데시·라자스탄주 일부를 포괄한다. 현재 노출된 면적은 약 50만 km²이나, 침식과 해저 변위를 감안한 원래 면적 추정치는 최대 약 150만 km²에 이른다. 현무암 용암류의 누적 두께는 대륙 주변부에 가까운 서부 가츠 단애부에서 가장 두꺼워 2 km를 초과하며, 마하발레슈와르 구간에서는 약 50개 용암류가 적층되어 약 1,200 m 두께를 이룬다. 총 분출 체적은 약 100만 km³로 추정되어, 시베리아 트랩과 함께 현생대 최대 규모의 대륙 홍수 현무암 지대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암석학과 층서

데칸 트랩 용암의 대부분은 솔레아이트 현무암이다. 가장 체계적으로 연구된 층서는 서부 가츠에서 정립되었으며, 지화학적 층서에 따라 12개 층(formation)이 3개 아군(subgroup)으로 구분된다. 아래에서부터 칼수바이 아군(Kalsubai Subgroup: 자와르, 이갓푸리, 네랄, 타쿠르바디, 비마샹카르층), 로나발라 아군(Lonavala Subgroup: 칸달라, 부시층), 와이 아군(Wai Subgroup: 폴라드푸르, 암베날리, 마하발레슈와르, 판할라, 데수르층)이다. 개별 용암류는 측방으로 1,000 km 이상 추적이 가능하며, 단일 분출로 약 1,000 km³ 규모의 용암이 산출되기도 한다. 부시층 용암은 지각 오염의 증거가 뚜렷하고, 와이 아군 용암은 보다 맨틀 유래의 지화학적 특성을 보인다. 주요 솔레아이트 계열 외에도 사우라슈트라 반도 등에서는 알칼리 암류와 탄산암이 소량 산출되지만, 이들은 일반적으로 데칸 주 화산 지대(MDVP)의 주류 마그마와는 별개의 기원을 가진다.

연대 측정과 분출 속도

2019년 Science지에 발표된 두 편의 획기적 연대 측정 연구가 데칸 트랩의 분출 타임라인을 극적으로 정밀화하였다. Sprain 등(2019)은 현무암 내 사장석 결정의 ⁴⁰Ar/³⁹Ar 연대 측정을 통해 주 분출기가 자기 크론 C30n–C29r 역전(~6,640만 년 전) 부근에서 시작되어 약 70만~80만 년간 지속되었으며, 용암의 대부분이 백악기–팔레오기 경계(KPB, ~6,605만 년 전) 이후에 분출되었음을 보고하였다. Schoene 등(2019)은 층간 고토양(레드 볼) 내 지르콘의 고정밀 U-Pb 연대 측정을 통해 네 차례의 고강도 분출 펄스를 식별하였고, KPB 이전 약 25만~40만 년 전에 이미 상당한 분출이 개시되었음을 밝혔다. 두 방법 모두 전체 분출 기간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하지만, 분출 속도의 세부 사항과 KPB의 층서 내 위치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⁴⁰Ar/³⁹Ar 연대는 KPB를 부시층과 폴라드푸르층 사이에, U-Pb 연대는 폴라드푸르층 내부 또는 상부에 놓는다. Schoene 등(2021)은 Geochronology지에서 이러한 불일치를 조정하려는 시도를 발표하였다.

기원: 레위니옹 맨틀 플룸 가설

데칸 트랩의 기원에 대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모델은 레위니옹 맨틀 플룸이다. 백악기 후기 인도판이 이 심부 맨틀 열점 위를 북상하면서 플룸 두부가 대륙 암석권 하부에 도달하여 감압 용융을 통해 대규모 현무암질 마그마를 생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인도가 계속 북으로 이동함에 따라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화산섬·해산의 열점 궤적이 형성되었으며, 그 종단에 현재 활동 중인 레위니옹섬의 피통 드 라 푸르네즈 화산이 위치한다. 지진파 토모그래피와 지화학적 증거가 플룸의 심부 기원을 뒷받침한다. 대륙 암석권 맨틀의 분리(delamination)나 리프트 관련 화산 활동 등의 대안 모델도 제안되었으나, 소수 견해에 머문다.

휘발성 물질 탈가스와 환경 영향

데칸 트랩 화산활동의 환경적 영향은 주로 분출 및 관입 과정에서 방출된 막대한 양의 휘발성 기체에 기인한다. 약 1,000 km³ 규모의 단일 분출 시 대기 중으로 약 100억 톤의 CO₂와 SO₂가 방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초기 데칸 용암(특히 사우라슈트라 지역)의 감람석 내 용융 포유물(melt inclusion) 연구에 따르면, 원시 마그마의 초기 CO₂ 농도는 최대 0.5~1.3 wt%에 달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량원소 프록시와 탄소 순환 모델링은 분출하지 않은 관입 마그마로부터의 탈가스(intrusive outgassing)가 결정적으로 중요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싱크로트론 분석을 통해 얻은 단사휘석 내 황 함량 자료에 의하면, KPB 이전 용암(칼수바이·로나발라 아군)은 황이 풍부하여(평형 용융체 기준 최대 약 1,800 ppm S) SO₂ 탈가스 잠재력이 높았던 반면, KPB 이후 와이 아군 용암은 상대적으로 황이 빈약하였다(최대 약 750 ppm). 이러한 휘발성 물질 비대칭은 KPB 이전 분출량이 전체의 25~50%에 불과함에도 기후 교란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백악기–팔레오기 대멸종에서의 역할: 논쟁

데칸 트랩과 백악기 말 대멸종(~6,600만 년 전)의 관계는 지구과학에서 40년 이상 가장 치열하게 논쟁된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세 가지 주요 입장이 논쟁을 구성한다.

1. 화산활동 주도설. 지지자들은 장기간의 데칸 탈가스가 CO₂에 의한 지구 온난화(최후기 마스트리히트 온난화 사건, LMWE: KPB ~30만 년 전 2~4°C 승온), SO₂ 에어로졸에 의한 일시적 화산 겨울, 해양 산성화, 미량 금속 독성, 산성비 등 누적적 환경 악화를 일으켜 칙술루브 충돌과 무관하게 대멸종을 촉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2023년 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모델링 연구는 황이 풍부한 분출 펄스가 반복적으로 최대 10°C의 단기 냉각을 야기하여 소행성 충돌 이전에 이미 생태계를 크게 교란시켰을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중국 난슝 분지에서의 연구(Hu 등, 2022, Geophysical Research Letters)는 KPB 이전 비조류 공룡 다양성의 점진적 감소를 기록하고 이를 데칸 화산활동에 귀인하였다.

2. 소행성 충돌 주도설. 칙술루브 충돌구와 전 지구적 이리듐 이상대가 확인된 이래 주류 합의는 소행성 충돌이 1차적 멸종 기작이었다는 것이다. Alfio 등(2020, PNAS)은 기후 및 서식지 적합성 모델을 결합하여, 충돌 겨울 시나리오에서 비조류 공룡의 서식 가능 지역이 전 지구적으로 소멸되는 반면, 데칸 화산활동 시나리오(장기 CO₂ 온난화)에서는 오히려 서식 적합성이 증가함을 보였다. Hull 등(2020, Science)은 데칸 주요 분출 펄스의 시점과 전 지구적 기온 변동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음을 밝혀, 분출 속도와 기후 변화 간의 직접적 인과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3. 복합 '프레스–펄스' 모델. 점차 유력해지는 종합 모델은 데칸 화산활동이 수십만 년에 걸쳐 생태계를 불안정하게 만든 장기적 '프레스(press)' 스트레스 요인이었고, 칙술루브 충돌이 실제 대멸종을 촉발한 급격한 '펄스(pulse)' 재앙이었다고 본다. 남극 시모어섬의 집괴 동위원소(clumped isotope) 고온도 기록(Tobin 등, 2016, Nature Communications)은 두 차례의 구별되는 멸종 펄스를 기록하였다: 첫 번째(~6,620만 년 전)는 데칸 대규모 분출 개시 및 이에 수반된 7.8 ± 3.3°C 온난화와 동시에, 두 번째는 KPB에서 칙술루브 충돌과 동시에 발생하였다. 현지 종 손실의 약 절반이 각 펄스에서 발생하여, 두 사건 모두 인과적으로 기여했음을 뒷받침한다. 이 '원투 펀치' 모델은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칙술루브 충돌의 지진 에너지가 데칸 분출을 촉발하거나 가속시켰을 수 있다고 제안하였으나(Renne 등, 2015), 이 가설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완화적 역할의 가능성

최근 모델링 연구의 반직관적 발견 가운데 하나는, 데칸 화산활동이 오히려 칙술루브 충돌 겨울의 최악의 영향을 완화시켰을 수 있다는 것이다. Alfio 등(2020)은 화산 기원의 CO₂ 온난화가 충돌 후 기후 회복을 약 10년 앞당기고, 멸종 이후 서식지 적합성을 화산 CO₂가 없는 시나리오 대비 최대 152%까지 증진시켰음을 보였다. KPB 이후의 데칸 분출은 따라서 포유류와 속씨식물을 포함한 생존 계통의 빠른 회복과 방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랩 내부의 고생물학적 증거

주목할 점은, 데칸 트랩 내부의 트랩간 퇴적층(intertrappean beds)에서 티타노사우루스류 용각류와 아벨리사우루스류 수각류를 포함한 공룡 화석 및 기타 육상 척추동물 화석이 산출된다는 것이다. 자발푸르·난드-동가르곤 등 분지의 라메타층과 트랩간 퇴적층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규모 분출 사이의 간헐기 동안 화산활동의 진원지 인근에서도 공룡을 포함한 육상 생태계가 지속되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인도가 섬 대륙(지리적으로 고립)이었다는 점은 이들 동물상이 외부로부터의 이주로 보충될 수 없었음을 의미하므로, 현지 개체군이 격렬한 화산활동 기간을 생존했다는 추론을 강화한다.

지질유산 및 문화적 의의

데칸 트랩은 매우 높은 지질유산 가치를 지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아잔타·엘로라 석굴 사원은 데칸 현무암 용암류에 직접 조각된 것이다. 서부 가츠의 마하발레슈와르 구간은 데칸 전체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된 층서 구간이자 주요 관광지이다. 지구상에서 현무암 내 유일하게 알려진 초고속 충돌 구덩이인 로나르 호수 역시 데칸 트랩 내에 위치한다. 데칸 현무암은 중요한 지하수 대수층을 형성하며, CO₂ 지중 격리의 잠재적 후보지로도 연구되고 있다.

연구사

데칸 트랩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는 18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초기 기술의 대부분은 인도 지질조사소(Geological Survey of India) 소속 영국계 지질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현대 데칸 연구는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영국, 미국 등의 국제적 연구팀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서부 가츠 용암 누적체의 지화학적 층서는 Beane 등(1986)을 비롯한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정립되었다. 데칸 트랩과 백악기 말 대멸종의 연관성은 1980~90년대에 특히 듀이 맥클린(Dewey McLean), 게르타 켈러(Gerta Keller), 뱅상 쿠르티요(Vincent Courtillot) 등에 의해 주장되었고, 반대편의 '충돌 가설'은 1980년 루이스 알바레즈와 월터 알바레즈 부자 및 동료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 참고 자료

📄Chenet, S. et al. (2023) 'Recurring volcanic winters during the latest Cretaceous: Sulfur and fluorine budgets of Deccan Traps lavas.' Science Advances, 9(40).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0550224/
📄Alfio, A. et al. (2020) 'Asteroid impact, not volcanism, caused the end-Cretaceous dinosaur extinction.' PNAS, 117(29), 17084–17093.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382232/
📄Tobin, T.S. et al. (2016) 'End-Cretaceous extinction in Antarctica linked to both Deccan volcanism and meteorite impact via climate change.' Nature Communications, 7, 12079.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935969/
📄Garg, R. et al. (2021) 'Reconciling early Deccan Traps CO₂ outgassing and pre-KPB global climate.' PNAS, 118(14).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040825/
📄IUGS Geoheritage: Deccan Traps — https://iugs-geoheritage.org/geoheritage_sites/deccan-traps/
📄Oregon State University Volcano World: Deccan Traps — https://volcano.oregonstate.edu/deccan-tr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