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시대🔊 [크레테이셔스 피리어드]

백악기

Cretaceous Period

📅 1822년👤 Jean-Baptiste-Julien d'Omalius d'Hall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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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Etymology)라틴어 creta(백악, chalk)에서 유래. 이 시기에 두껍게 퇴적된 석회질 플랑크톤(코콜리스) 껍질이 유럽 곳곳에 백색 석회암(초크) 지층을 형성한 데서 명명됨

📖 정의

약 1억 4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 지속된, 중생대(Mesozoic Era)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지질 시대입니다. 약 7900만 년에 걸쳐 현생누대(Phanerozoic Eon) 전체에서 가장 긴 '기(Period)'에 해당하며, 쥐라기(Jurassic) 다음에 오고 신생대 팔레오기(Paleogene)로 이어집니다.

백악기에는 판게아의 분리가 가속화되어 대서양이 확장되고 대륙들이 현재 위치에 가까워졌으며, 활발한 해저 확장으로 해수면이 현재보다 100~250m 높아 대규모 대륙 내해(내해)가 형성되었습니다. 온난한 온실 기후 아래 극지방에도 숲이 존재했고, 속씨식물(꽃 피는 식물)이 폭발적으로 다양화하여 현대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하드로사우루스류 등 가장 잘 알려진 공룡들이 이 시기에 번성했으며, 바다에는 모사사우루스류와 장경룡, 하늘에는 익룡이 서식했습니다.

백악기는 약 66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충돌한 소행성(칙술루브 충돌)과 데칸 트랩 화산 활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K-Pg 대멸종으로 막을 내렸으며, 전체 종의 약 76%가 사라지고 비조류 공룡·익룡·해양 파충류 등이 절멸했습니다.

📚 상세 정보

1 명명과 정의의 역사

백악기(Cretaceous)라는 이름은 벨기에 지질학자 장바티스트줄리앵 도말리우스 달루아(Jean-Baptiste-Julien d'Omalius d'Halloy)가 1822년 프랑스 광업 학술지 Annales des Mines 제7권에 발표한 프랑스·저지대 국가 지질도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그는 파리 분지 및 인접 지역의 암석을 분류하면서 백악(chalk)층이 두드러지는 지층 단위를 'Terrain Crétacé'로 명명했습니다. 이 명칭은 라틴어 creta(초크, 백악)에서 유래한 것으로, 특히 서유럽 상부 백악기층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백색 석회암(초크)이 특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 해협의 흰 절벽(White Cliffs of Dover)입니다.

도말리우스 달루아는 원래 프랑스 지질도 제작을 위탁받아 1808년경부터 현지 조사를 시작했으며, 1813년경 지도를 완성했으나 정치 활동(나뮈르 주지사 역임)으로 출판이 지연되었습니다. 1822년 출판된 이 지도와 동반 논문은 영국 지질학자 헨리 드라베슈(Henry De la Beche)에 의해 1836년 영어로 번역·출판되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2 시간 범위와 층서적 세분

국제층서위원회(ICS)의 국제연대층서표(v2024-12)에 따르면, 백악기는 1억 4500만 년 전(145.0 Ma)에 시작하여 6600만 년 전(66.0 Ma)에 끝났습니다. 이 기간은 약 7900만 년으로, 현생누대에서 가장 긴 '기'입니다.

백악기는 두 개의 세(Epoch)로 나뉩니다.

  • 전기 백악세(Early Cretaceous): 145.0~100.5 Ma. 6개 절(Age)로 구성 — 베리아절(Berriasian), 발랑쥬절(Valanginian), 오트리브절(Hauterivian), 바렘절(Barremian), 압트절(Aptian), 알브절(Albian)
  • 후기 백악세(Late Cretaceous): 100.5~66.0 Ma. 6개 절로 구성 — 세노마뉴절(Cenomanian), 투론절(Turonian), 코니아크절(Coniacian), 산토뉴절(Santonian), 캄파뉴절(Campanian), 마스트리히트절(Maastrichtian)

가장 긴 절은 약 1200만 년에 걸친 압트절이며, 가장 짧은 것은 약 300만 년 미만인 산토뉴절입니다.

3 고지리와 대륙 이동

백악기 초기에 지구의 육지는 크게 북반구의 로라시아(Laurasia)와 남반구의 곤드와나(Gondwana) 두 대륙으로 나뉘어 있었고, 적도부의 테티스 해로가 이들을 분리하고 있었습니다. 백악기 동안 대서양이 확장되면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분리되었고, 인도는 곤드와나에서 떨어져 북상하기 시작했으며, 마다가스카르가 아프리카로부터 갈라졌습니다. 백악기 말에는 대부분의 현대 대륙이 바다로 분리되었으나, 호주는 여전히 남극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4 기후와 해수면

백악기는 지구 역사에서 대표적인 온실(greenhouse) 기후 시대입니다. 대기 중 CO₂ 농도는 현재의 2~4배 이상(약 1,000 ppm 이상에 달하는 시기도 있었음)으로 추정되며, 전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극지방에 대륙 빙상이 존재하지 않았고, 남극에도 온대 우림이 발달해 있었습니다.

해수면은 현재보다 약 100~250m 높았으며, 이는 활발한 해저 확장으로 중앙해령이 부풀어올라 해양 분지의 수용 용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그 결과 대륙 내부까지 얕은 바다(내해)가 침입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서부 내해로(Western Interior Seaway)가 대표적인 예로, 후기 백악기에 대륙을 동서(라라미디아와 애팔래치아)로 양분했습니다. 이 내해는 최대 길이 3,000km 이상, 너비 약 1,000km에 달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육지 면적은 지표의 약 18%까지 줄어들었는데, 현재의 약 28%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입니다.

5 생물상: 공룡의 전성기

백악기는 공룡 다양성의 절정기입니다.

  • 수각류(Theropoda):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스피노사우루스(Spinosaurus), 기가노토사우루스(Giganotosaurus) 등 거대 육식 공룡이 생태계의 정점 포식자 역할을 했습니다.
  • 각룡류(Ceratopsia):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 등 뿔 공룡이 후기 백악기에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 조각류(Ornithopoda): 하드로사우루스류(오리주둥이 공룡)가 폭발적으로 다양화하여 '백악기의 소'라 불릴 만큼 주요 초식동물 역할을 했습니다.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 샨퉁고사우루스(Shantungosaurus) 등이 대표적입니다.
  • 곡룡류(Ankylosauria): 안킬로사우루스(Ankylosaurus) 등 갑옷 공룡이 진화의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 용각류(Sauropoda): 남반구에서 티타노사우루스류가 번성하여 파타고티탄(Patagotitan, 체장 약 37.5m) 같은 역대 최대급 육상 동물이 출현했습니다.

바다에서는 모사사우루스(mosasaurs), 장경룡(plesiosaurs), 어룡(ichthyosaurs) 등 거대 해양 파충류가 번성했고, 하늘에서는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와 같은 대형 익룡이 날았습니다. 또한 조류(birds)가 진화하여 백악기 말에는 상당한 다양성을 갖추었습니다.

6 속씨식물 혁명 (Angiosperm Revolution)

백악기에서 가장 중요한 식물계 사건은 꽃 피는 식물(속씨식물, angiosperms)의 출현과 폭발적 다양화입니다. 속씨식물의 가장 오래된 확실한 화석 증거는 전기 백악세(약 1억 3000만~1억 년 전)에 나타나며, 백악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침엽수·소철·양치류 중심의 식생을 대체해 나갔습니다.

이 변화는 곤충 수분자(꿀벌, 나비, 딱정벌레 등)와의 공진화를 촉진했고, 열매와 종자를 통한 새로운 번식 전략은 초식 동물과의 상호작용에도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찰스 다윈은 속씨식물의 급속한 다양화를 '지독한 수수께끼(abominable mystery)'라 표현한 바 있으며, 이 문제는 오늘날에도 고식물학의 주요 연구 주제로 남아 있습니다.

7 백악기 조용한 대(Cretaceous Normal Superchron)

약 1억 2000만 년 전부터 8300만 년 전까지 약 3700만 년 동안 지구 자기장의 역전이 거의 또는 전혀 일어나지 않은 '백악기 정자극 초대자기기(Cretaceous Normal Superchron, CNS)'가 지속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1억 6000만 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지자기 특이 현상으로, 해양 자기 이상(Marine Magnetic Anomaly) 프로파일에서 '백악기 조용한 대(Cretaceous Quiet Zone, KQZ)'로 인식됩니다. CNS 동안 대규모 화성암 구역(LIPs)의 빈번한 분출이 있었으며, 이는 활발한 맨틀 대류와 핵-맨틀 경계부의 열유속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8 K-Pg 대멸종: 백악기의 종말

백악기는 지구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대멸종 사건인 K-Pg(백악기-팔레오기) 대멸종으로 끝났습니다. 1980년 루이스 앨버레즈(Luis Alvarez)와 월터 앨버레즈(Walter Alvarez) 등은 이탈리아 구비오의 K-Pg 경계 점토층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리듐 농도를 발견하고, 이를 거대 소행성 충돌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Alvarez et al., 1980). 이후 1991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서 직경 약 180km의 칙술루브 충돌구(Chicxulub crater)가 확인되면서 충돌 가설은 광범위한 지지를 얻었습니다.

충돌은 탄산염·황산염 암석을 기화시켜 산성비를 유발하고, 대량의 분진과 에어로졸을 대기 중에 주입하여 태양광을 차단하는 '충돌 겨울(impact winter)'을 일으켰습니다. 동시에 인도에서는 데칸 트랩(Deccan Traps) 대규모 화산 활동이 진행 중이었으며, 대량의 CO₂와 SO₂를 방출하여 기후 교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이 복합적 원인으로 전체 종의 약 76%가 절멸했으며, 비조류 공룡·익룡·모사사우루스·장경룡·암모나이트 등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9 백악기 이후: 신생대의 개막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조류(새)와 포유류는 비어 있는 생태적 지위를 빠르게 차지하며 신생대(Cenozoic Era) 팔레오기에 폭발적으로 방산했습니다. 속씨식물은 멸종을 비교적 잘 견뎌 내어 현대 식물상의 약 90%를 차지하는 지배적 식물군으로 확고히 자리잡았습니다. 백악기의 온난한 기후, 대륙 분리, 그리고 K-Pg 멸종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의 토대를 형성한 핵심 사건들입니다.

🔗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