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각류
Sauropoda
📖 정의
용각류(Sauropoda)는 용반목(Saurischia) 용각아목(Sauropodomorpha)에 속하는 공룡 분류군으로,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육상 동물 그룹이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약 2억 3천만 년 전)에 처음 출현하여 쥐라기에 전성기를 이루었고, 백악기 말(약 6,600만 년 전) K-Pg 대멸종까지 약 1억 4천만 년 이상 존속했다. 극도로 긴 목과 꼬리, 상대적으로 작은 머리, 기둥 형태의 사지를 갖춘 의무적 사족보행 초식공룡이며, 보수적 추정으로도 체질량이 15~40톤에 달하는 종이 일반적이고, 아르헨티노사우루스 등 일부 종은 65~75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극단적 거대화는 조류와 유사한 기낭(air sac) 시스템에 의한 골격 경량화와 효율적 호흡, 음식을 씹지 않고 삼키는 식이 전략에 따른 두부 경량화, 높은 기초대사율과 빠른 성장률, 그리고 난생(卵生) 번식 전략에 의한 빠른 개체군 회복력 등 여러 진화적 혁신의 조합에 의해 가능했다. 용각류는 남극을 포함한 모든 대륙에서 화석이 발견되었으며, 중생대 육상 생태계의 주요 대형 초식동물로서 핵심적 생태학적 역할을 수행했다.
📚 상세 정보
1 분류학적 위치와 역사
용각류라는 명칭은 1878년 미국 고생물학자 오스니엘 찰스 마쉬(Othniel Charles Marsh)가 American Journal of Science 제3시리즈 16권에 발표한 "Principal Characters of American Jurassic Dinosaurs, Part I"에서 처음 제안하였다. 용각류는 용반목(Saurischia) 내 용각형아목(Sauropodomorpha)의 하위 분류군으로, 초기의 비교적 소형인 기저 용각형류(전통적으로 '원시용각류'로 불림)로부터 진화했다. 계통학적으로 용각류는 Vulcanodon, Barapasaurus 등 기저 형태에서 시작하여 크게 두 주요 계통인 디플로도쿠스상과(Diplodocoidea)와 마크로나리아(Macronaria)로 분화하며, 이 둘을 합쳐 신용각류(Neosauropoda)라 한다.
2 거대화의 진화적 메커니즘
용각류의 몸 크기는 여러 독립적 계통에서 반복적으로 극대화되었으며, 보수적 추정으로도 50톤을 넘는 종이 여러 계통에서 출현했다. Sander et al.(2011)의 종합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거대화를 가능케 한 핵심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기낭 시스템과 골격 경량화: 용각류는 현생 조류와 유사한 기낭(air sac) 시스템을 보유했으며, 이 기낭의 게실(diverticula)이 척추뼈 내부를 침투하여 광범위한 함기화(pneumatization)를 일으켰다. Wedel(2003, 2005)에 따르면, 이로 인해 용각류의 체밀도는 악어류(약 0.91 kg/L)보다 낮은 약 0.8 kg/L로 추정되며, 이는 조류의 체밀도(약 0.73 kg/L)에 가깝다. 이 경량화는 특히 목뼈에서 현저하여, 일부 용각류 경추의 공기 비율(air space proportion)은 60%를 초과한다.
효율적 호흡: 조류형 일방향 공기 흐름(unidirectional airflow) 호흡계는 포유류의 양방향 호흡보다 산소 교환 효율이 높다. 이는 긴 기관(trachea)의 사강(dead space) 문제를 극복하고, 거대한 체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소형 두부와 비저작 식이: 용각류의 머리는 몸 크기에 비해 극히 작았다. 다른 대형 초식동물(하드로사우루스류, 각룡류, 코끼리)이 음식을 입 안에서 광범위하게 씹는 것과 달리, 용각류는 식물을 씹지 않고 삼켜 소화관 내에서 처리했다. 이 전략은 머리의 무게를 줄여 목의 연장을 가능하게 했으며, 동시에 음식 섭취 속도를 높여 거대한 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높은 성장률: 뼈 조직학 연구에 의하면 용각류는 섬유층판골(fibrolamellar bone)을 형성하며, 이는 포유류나 조류에 비견되는 빠른 성장 속도를 나타낸다. 일부 대형 용각류는 하루 수 킬로그램씩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Camarasaurus의 경우 성체 크기에 도달하기까지 약 40년이 소요된 것으로 보고되었다(Waskow & Sander, 2014).
난생 번식의 이점: 포유류 대형 초식동물은 체구가 커질수록 번식 산출량이 감소하지만, 용각류는 난생을 유지하여 매 번식기마다 다수의 작은 알을 낳았다. 이는 포식이나 환경 교란 후 개체군 회복을 포유류보다 훨씬 빠르게 할 수 있게 하여, 낮은 개체군 밀도에서도 종의 존속을 가능케 했다.
3 긴 목의 비밀
Taylor & Wedel(2013)의 분석에 따르면, 용각류 목의 극단적 연장은 여러 해부학적 특성의 복합적 결과이다.
경추 수의 증가: 포유류는 발달 유전학적 제약으로 경추가 7개로 고정되어 있지만, 용각류는 경추 수를 반복적으로 증가시켜 Mamenchisaurus hochuanensis에서 최대 19개에 달했다. 일반적인 용각류도 12~15개의 경추를 보유한다.
개별 경추의 신장: 경추의 신장지수(elongation index, 추체 길이/후방 관절면 높이)가 4.0을 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Sauroposeidon에서는 6.1, Erketu에서는 7.0에 달한다.
기록적 목 길이: 2023년 Moore et al.의 연구에 의하면, 중국에서 발견된 Mamenchisaurus sinocanadorum의 목 길이는 약 15.1m로 추정되며, 이는 알려진 용각류 중 가장 긴 목이다. 이는 기린 목 길이(약 2.4m)의 약 6배에 달한다. Supersaurus는 약 15m, Sauroposeidon는 약 11.5~16.5m(비교 기준 분류군에 따라 다름)의 목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4 주요 하위 분류군
디플로도쿠스과(Diplodocidae): 매우 긴 목과 채찍 같은 가는 꼬리가 특징이다. 이빨은 연필 형태로 턱 앞부분에 국한된다. 주로 쥐라기 후기 북미에서 번성했으며, Diplodocus(약 12~13톤), Apatosaurus(약 20~25톤), Barosaurus, Supersaurus(약 33~40톤) 등이 포함된다.
브라키오사우루스과(Brachiosauridae):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긴 독특한 체형으로, 기린과 유사한 경사진 등선을 보인다. 넓은 주걱 형태의 이빨을 가졌으며, Brachiosaurus(약 28~56톤, 추정치에 따라 편차 큼), Giraffatitan 등이 대표적이다.
티타노사우리아(Titanosauria): 백악기에 가장 번성한 용각류 그룹으로, 남반구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분포했다. 일부 종은 피부 골편(osteoderm)을 가져 방어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Argentinosaurus(약 65~75톤 추정), Patagotitan mayorum(약 50~70톤 추정, 체장 약 37m), Saltasaurus, Alamosaurus 등이 포함된다.
마멘치사우루스과 및 기타 기저 진용각류: 주로 쥐라기 아시아에서 번성한 그룹으로, Mamenchisaurus, Omeisaurus, Shunosaurus 등이 포함된다. Shunosaurus는 꼬리 끝에 뼈로 된 곤봉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5 생태와 생활사
식이: 용각류는 하루에 수백 킬로그램의 식물을 섭취해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침엽수, 양치류, 은행나무, 소철류 등이 주요 먹이였으며, 백악기 후기에는 속씨식물도 식단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음식을 씹지 않고 삼켰으며, 위석(gastrolith)이 소화를 보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
보행과 이동: 사족보행 동물로, 기둥 형태의 다리는 거대한 체중을 지탱하도록 거의 수직으로 유지되었다. 이동 속도는 코끼리와 비슷한 시속 약 16km 이하로 추정된다. 발자국 화석(이크노화석)에서 꼬리 끌림 자국이 발견되지 않아, 꼬리는 지면에서 들고 다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수의 발자국 화석에서 무리 이동의 증거가 확인되었다.
서식 환경: 과거에는 용각류가 수중 또는 반수생 생활을 했다는 견해가 있었으나, 이는 현재 부정되었다. 정수압 법칙에 따르면, 깊은 물속에 잠긴 용각류의 폐는 수압으로 인해 정상적인 대기압으로는 팽창이 불가능하다. 현재는 범람원, 삼림 서식지의 지상성 브라우저(browser)로 해석된다.
알과 번식: 용각류 둥지 유적지가 아르헨티나, 인도, 스페인 등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암컷은 긴 구덩이를 파고 최대 약 28개의 알을 낳았으며, 대부분의 종은 기공이 많은 알껍데기를 가져 가스 교환이 가능했다. 몸 크기에 비해 알은 매우 작았다.
6 도서 왜소화(Island Dwarfism)
용각류의 거대화 경향에 대한 주목할 만한 예외가 도서 왜소화 현상이다. 쥐라기 후기 독일의 섬 환경에서 살았던 Europasaurus holgeri는 성체 체질량 약 690kg으로 추정되며, 이는 근연 브라키오사우루스류의 일부에 불과하다. 백악기 후기 루마니아의 하체그(Hațeg) 섬에서 살았던 Magyarosaurus dacus 역시 성체 약 900kg으로 추정되며, 뼈 조직학 연구를 통해 성체임이 확인되어 소형화가 유전적으로 고정된 것임이 입증되었다(Stein et al., 2010).
7 멸종과 과학적 유산
용각류는 약 6,600만 년 전 백악기-팔레오기 대멸종(K-Pg) 시 다른 비조류 공룡과 함께 멸종했다. 그러나 쥐라기 후기가 전성기였음에도 백악기 말까지 티타노사우리아를 중심으로 다양성을 유지했으며, 특히 남반구 대륙들(곤드와나)에서 번성했다.
용각류 연구는 대형 동물의 생리학적 한계, 체구 진화의 동인, 조류 호흡계의 기원, 성장 전략과 번식 생태 등 광범위한 생물학적 질문에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Sander et al.(2011)이 정리한 '진화적 연쇄(evolutionary cascade)' 모델은, 용각류의 거대화가 단일 원인이 아닌 여러 조상형 형질(phylogenetic heritage)과 진화적 혁신의 복합적 상호작용에 의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8 대중문화와 인지도
용각류는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공룡 유형 중 하나이다. 영화 쥐라기 공원(1993)에서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등장한 장면은 상징적이며,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파타고티탄(Patagotitan mayorum)의 복원 골격은 체장 약 37m에 달해 공룡 거대화를 실감하게 한다. '브론토사우루스'라는 대중적 명칭은 원래 아파토사우루스의 주니어 동의어로 간주되었으나, 2015년 Tschopp et al.의 연구에서 독립 속으로 부활시키는 주장이 제기되어 학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