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시대🔊 [주래식 피어리어드]

쥐라기

Jurassic Period

📅 1829년👤 Alexandre Brongniart
📝
어원 (Etymology)프랑스-스위스 국경의 쥐라 산맥(Jura Mountains)에서 유래. 'Jura'는 켈트어 어근 *jor-*(숲)가 라틴어화된 *juria*에서 파생. 1799년 알렉산더 폰 훔볼트가 이 지역 탄산염 퇴적층을 'Jura-Kalkstein'으로 명명했고, 1829년 알렉상드르 브롱니아르가 'Terrains Jurassiques'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하여 지질 시대명으로 확립.

📖 정의

쥐라기(Jurassic Period)는 중생대의 두 번째 기(紀)로, 국제층서위원회(ICS)의 2024년 국제연대층서표 기준 약 2억 140만 년 전(±20만 년)부터 약 1억 4310만 년 전(±60만 년)까지, 약 5830만 년간 지속된 지질 시대입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해양 무척추동물 속의 약 절반이 소멸)으로 비워진 생태적 지위를 공룡이 빠르게 점유하면서, 이 시기에 공룡은 지구 육상 생태계의 지배적 척추동물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초대륙 판게아가 로라시아와 곤드와나로 분열하기 시작하고, 원시 대서양이 열리며, 전 지구적으로 온난·습윤한 온실 기후가 유지되었습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디플로도쿠스 같은 거대 용각류, 알로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스테고사우루스 같은 장갑 공룡이 번성했고, 최초의 새 화석인 시조새(Archaeopteryx)가 이 시기의 후기 지층에서 발견되어 공룡-새 진화 계통의 핵심 증거가 되었습니다.

📚 상세 정보

1 명명의 역사

1795년 프로이센의 박물학자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가 스위스-프랑스 국경의 쥐라 산맥을 탐사하면서 이 지역의 탄산염 암석층이 트라이아스기 지층과 구별된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이 결과는 1799년에 'Jura-Kalkstein'(쥐라 석회암)이라는 명칭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이후 1829년 프랑스의 지질학자이자 광물학자인 알렉상드르 브롱니아르(Alexandre Brongniart)가 자신의 저서 Tableau des terrains qui composent l'écorce du globe에서 'Terrains Jurassiques'라는 용어를 도입하여, 쥐라 석회암을 영국의 유사한 지층과 대비하면서 하나의 독립적인 지질 시대 개념으로 확립했습니다. 1832년에는 독일의 지질학자 레오폴트 폰 부흐(Leopold von Buch)가 쥐라기를 리아스(Lias, 전기), 도거(Dogger, 중기), 말름(Malm, 후기)의 3개 세(世)로 세분하는 체계를 확립했으며, 이 기본 틀은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2 시간 범위와 층서적 세분

국제층서위원회(ICS)의 2024년 12월 국제연대층서표에 따르면, 쥐라기는 201.4 Ma(±0.2)에서 143.1 Ma(±0.6)까지입니다. 다만, 쥐라기-백악기 경계의 GSSP는 아직 공식 비준되지 않아 많은 문헌에서 약 145 Ma로 기재하고 있으며, 최신 ICS 차트에서는 143.1 Ma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쥐라기의 시작(= 헤탕지안절 기저 = 쥐라계 기저)의 GSSP는 2010년에 비준되어 2011년에 정식 지정되었으며, 오스트리아 티롤주 카르벤델 산맥의 쿠요흐(Kuhjoch) 단면에 위치합니다. 기준 화석은 암모나이트 Psiloceras spelae tirolicum의 최초 출현입니다.

쥐라기는 3개의 세(世, Epoch/Series)와 11개의 절(節, Age/Stage)로 세분됩니다.

  • 전기 쥐라기(Early/Lower Jurassic) — 리아스(Lias): 헤탕지안(Hettangian, ~201.4–199.5 Ma), 시네무리안(Sinemurian, 199.5–192.9 Ma), 플린스바키안(Pliensbachian, 192.9–184.2 Ma), 토아르시안(Toarcian, 184.2–174.7 Ma)
  • 중기 쥐라기(Middle Jurassic) — 도거(Dogger): 알레니안(Aalenian, 174.7–170.9 Ma), 바요시안(Bajocian, 170.9–168.2 Ma), 바토니안(Bathonian, 168.2–165.3 Ma), 칼로비안(Callovian, 165.3–161.5 Ma)
  • 후기 쥐라기(Late/Upper Jurassic) — 말름(Malm): 옥스포디안(Oxfordian, 161.5–154.8 Ma), 키메리지안(Kimmeridgian, 154.8–149.2 Ma), 티토니안(Tithonian, 149.2–143.1 Ma)

3 고지리와 판구조

쥐라기는 초대륙 판게아의 분열이 본격화된 시기입니다. 판게아는 북쪽의 로라시아(북아메리카, 유라시아)와 남쪽의 곤드와나(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남극, 호주)로 분리되기 시작했으며, 두 대륙은 적도 부근의 동서 방향 해로인 테티스해(Tethys Sea)에 의해 나뉘었습니다. 쥐라기 동안 대서양의 전신인 원시 대양 분지가 열리기 시작했고, 곤드와나 내부에서도 아프리카-남아메리카와 남극-인도-마다가스카르 사이에 대륙 내 열곡이 형성되었습니다. 새로운 해저가 확장되면서 아메리카 서해안을 따라 거대한 섭입대가 활성화되어 로키산맥과 안데스산맥의 초기 형성이 시작되었습니다. 북아메리카 서부에서는 여러 지괴(terrane)가 대륙에 부착되는 네바단 조산운동(Nevadan orogeny)이 일어났으며, 이때 형성된 화강암이 오늘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관찰됩니다.

4 고기후

쥐라기는 전반적으로 온난한 온실 기후가 유지된 시대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의 약 4배 이상(일부 추정치는 최대 ~2,000 ppmv)에 달했으며, 전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약 5~10°C 높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극지방에 빙하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적도와 극지방 사이의 온도 경사가 현재보다 훨씬 완만했습니다. 지화학 분석에 의하면 저위도 해수면 온도는 약 20°C, 심해수 온도는 약 17°C로 추정됩니다. 중기 쥐라기에 가장 서늘했다가 후기 쥐라기에 가장 온난했으며, 쥐라기-백악기 경계에서 기온이 하락하는 추세가 나타났습니다. 테티스해를 통한 난류 순환이 전 세계적인 온난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며, 화산 활동과 해저 확장에 수반된 이산화탄소 방출이 온실 효과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5 쥐라기의 시작: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

쥐라기는 지구 역사상 5대 대멸종 중 하나인 트라이아스기-쥐라기(Tr-J) 대멸종 직후에 시작됩니다. 이 멸종 사건으로 해양 무척추동물 속의 약 절반, 전체 종의 약 76%가 소멸했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판게아 분열과 연관된 중앙대서양 마그마 구(Central Atlantic Magmatic Province, CAMP)의 대규모 화산 활동이 지목됩니다. 화산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이 지구 기후를 교란하고, 해양 산성화를 유발하여 생태계를 붕괴시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멸종으로 비워진 생태적 지위를 공룡이 빠르게 차지하면서, 쥐라기는 공룡 번성의 시대로 전환되었습니다.

6 쥐라기의 생물상

육상 동물:

쥐라기는 공룡이 육상 척추동물의 지배적 위치를 확고히 한 시대입니다. 전기 쥐라기에는 비교적 소형이고 단순한 형태의 공룡이 주류였으나, 후기 쥐라기에 이르면 생태계는 극도로 다양화되었습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 디플로도쿠스(Diplodocus, 최대 약 27~30m), 아파토사우루스(Apatosaurus), 카마라사우루스(Camarasaurus) 등 거대 용각류가 번성했습니다. 대형 포식자로는 알로사우루스(Allosaurus, 9~12m), 케라토사우루스(Ceratosaurus), 토르보사우루스(Torvosaurus)가 있었고, 소형 수각류인 콤프소그나투스(Compsognathus)와 오르니톨레스테스(Ornitholestes) 등도 존재했습니다. 장갑 공룡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는 후기 쥐라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룡입니다.

최초의 새:

1861년 독일 졸른호펜(Solnhofen) 석회암에서 발견된 시조새(Archaeopteryx)는 후기 쥐라기(약 1억 5천만 년 전)에 살았으며, 깃털·비행 능력(새의 특징)과 이빨·긴 꼬리뼈·손톱(수각류 공룡 특징)을 함께 갖춘 전이 화석으로, 공룡에서 새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핵심 증거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중기 쥐라기 지층(모로코 등)에서 새와 매우 유사한 발자국 화석이 보고되어, 조류 또는 조류에 매우 가까운 동물이 시조새보다 더 일찍 진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

해양에서는 암모나이트가 빠르게 방산하여 쥐라기 생물층서의 핵심 표준화석 역할을 합니다. 벨렘나이트(오징어형 두족류), 이매패류(굴, 가리비류), 복족류가 크게 다양화되었습니다. 어룡(이크티오사우루스류), 수장룡(플레시오사우루스류), 플리오사우루스류 등 대형 해양 파충류가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습니다. 특히 쥐라기의 플리오사우루스는 역사상 가장 큰 육식 해양 파충류에 속합니다. 플랑크톤에서는 콕콜리토포어(coccolithophore)와 유공충(foraminifera)이 최초로 출현하여 급속히 방산했으며, 이는 심해 탄산염 퇴적 양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식물:

나자식물(겉씨식물, gymnosperm)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침엽수, 소철류, 은행나무류, 양치류가 번성했고, 베넷티탈레스(Bennettitales)라는 소철과 유사하지만 별개의 식물군도 중요한 구성원이었습니다. 속씨식물(꽃피는 식물)이 쥐라기에 존재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으며, 속씨식물의 다양화는 백악기에 본격화됩니다.

포유류:

쥐라기 포유류는 대부분 소형(쥐 크기 이하)이었으며, 공룡이 지배하는 생태계의 틈새에서 주로 야행성·식충성 생활을 영위했습니다.

7 쥐라기의 종결

쥐라기의 종결은 트라이아스기 말 멸종처럼 극적인 대멸종 사건으로 특징지어지지 않습니다. 해양 무척추동물에서는 상당한 동물상 전환이 있었으나, 그 규모는 5대 대멸종에 미치지 못합니다. 육상에서는 스테고사우루스류가 북아메리카에서 사라지는 등 동물상 교체가 발생했지만,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는 쥐라기 동물상이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북아메리카의 모리슨층(Morrison Formation)과 그 위 백악기 지층 사이에는 최소 500만 년의 화석 기록 공백이 있어, 쥐라기-백악기 전환의 정확한 양상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쥐라기-백악기 경계의 GSSP는 현재까지 공식 비준되지 않은 상태로, 팬러조익 이언(Phanerozoic Eon) 내에서 GSSP가 미정인 유일한 기(紀) 경계입니다.

8 주요 지층과 화석 산지

  • 모리슨층(Morrison Formation, 미국): 후기 쥐라기의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육성 생태계를 기록하며, 알로사우루스·디플로도쿠스·스테고사우루스 등 수많은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 졸른호펜 석회암(Solnhofen Limestone, 독일): 후기 쥐라기의 석호 환경에서 형성된 극도로 미립질의 석회암으로, 시조새를 포함한 매우 정밀하게 보존된 화석으로 유명합니다.
  • 영국 쥐라기 해안(Jurassic Coast): 약 150km에 걸친 해안 절벽으로, 트라이아스기부터 백악기까지의 연속적인 지층이 노출되어 있으며, 메리 애닝(Mary Anning)이 어룡과 수장룡 화석을 발견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9 대중문화 속 쥐라기

마이클 크라이턴의 소설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1993)은 '쥐라기'를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지질 시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상당수의 공룡(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벨로키랍토르, 트리케라톱스 등)은 실제로는 백악기 공룡이며, 진정한 쥐라기 공룡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딜로포사우루스 정도입니다.

🔗 참고 자료

📄Ogg, J.G., Hinnov, L.A., Huang, C. (2012). Jurassic. In The Geologic Time Scale 2012 (Gradstein et al., Eds.). Elsevier.
📄Brongniart, A. (1829). Tableau des terrains qui composent l'écorce du globe.
📄Hillebrandt, A. von et al. (2013). The Global Stratotype Sections and Point (GSSP) for the base of the Jurassic System. Episodes, 36(3): 162–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