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시아
Laurasia
📖 정의
로라시아(Laurasia)는 약 3억 3,500만 년 전(석탄기 초)에 판게아 초대륙의 북부를 구성하고 있다가 약 1억 7,500만 년 전(중기 쥐라기)에 남쪽의 곤드와나와 분리되면서 형성된 북반구 대륙괴이다. 로라시아에는 현재의 북아메리카, 유럽, 스칸디나비아, 시베리아, 카자흐스탄, 중국 등 대부분의 북반구 대륙 지각이 포함되어 있었다. 로라시아와 곤드와나 사이에는 테티스해(Tethys Sea)가 놓여 있었으며, 이 해양 장벽은 양쪽 대륙의 동식물 진화를 독립적으로 분기시키는 핵심 요인이었다. 로라시아 자체도 백악기 이후 내부 분열이 진행되어, 약 5,600만 년 전 노르웨이해가 열리면서 북아메리카-그린란드(로렌시아)와 유라시아가 최종 분리되었다. 고생물학적으로 로라시아는 티라노사우루스류, 각룡류, 드로마에오사우루스류 등 백악기 후기 대표적 공룡 분류군의 서식 무대였으며, 베링 육교와 같은 간헐적 육지 연결을 통해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사이 생물 교류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 상세 정보
1 명명과 개념의 역사
로라시아라는 명칭은 1928년 독일 지질학 문헌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영어권에는 1931년에 소개되었다. 이 이름은 북아메리카의 고대 대륙핵인 '로렌시아(Laurentia)'와 '유라시아(Eurasia)'의 합성어이다. 로렌시아라는 명칭은 캐나다 동부 로렌시아 산맥(세인트로렌스 강 인근)의 화강암층에서 유래했으며, 1854년 William E. Logan과 T. Sterry Hunt가 최초로 사용하였다.
남아프리카의 지질학자 알렉산더 뒤 토이(Alexander du Toit)는 1937년 저서 Our Wandering Continents에서 알프레트 베게너(Alfred Wegener)의 단일 초대륙 가설을 수정하여, 판게아가 로라시아(북)와 곤드와나(남)의 두 원시 대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뒤 토이는 남반구 대륙들 간의 지질학적·고생물학적 유사성(빙하 흔적, 글로솝테리스 식물군 분포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여 대륙이동설의 증거 기반을 크게 넓혔다.
2 로라시아의 조립 과정
로라시아를 구성한 대륙 지각은 판게아 형성 이전부터 복잡한 조합 역사를 가진다. 약 4억 년 전(실루리아기-데본기), 로렌시아·아발로니아·발티카가 칼레도니아 조산운동을 통해 충돌하여 '로루시아(Laurussia)' 또는 '유라메리카'라 불리는 대륙을 형성하였다. 이후 약 2억 9,000만~3억 년 전(석탄기 후기) 카자흐스타니아와 시베리아가 로루시아에 합류하면서 로라시아의 골격이 완성되었고, 곤드와나와의 충돌을 통해 최종적으로 판게아가 조립되었다. 이 과정에서 유럽과 북아메리카 사이에는 바리스칸(헤르시니아) 조산대가, 우랄 지역에는 우랄 조산대가 형성되었다.
3 판게아 분열과 로라시아-곤드와나 분리
4 로라시아 내부의 점진적 분열
로라시아는 하나의 통합된 대륙으로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 내부에서도 단계적인 분열이 진행되었다.
- 쥐라기 중기~후기(약 1억 6,300만~1억 5,200만 년 전): 우랄 천해(Uralian epicontinental sea)가 유럽과 중앙·동아시아를 단절시켜, 중국 대륙에는 마멘키사우루스류와 같은 독자적인 공룡 동물상이 발달하였다.
- 쥐라기 후기~백악기 초(약 1억 5,200만~1억 4,700만 년 전): 북아메리카와 서유럽 사이에 육지 연결이 존재하여 알로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등 '유라메리카' 공유 동물상이 형성되었다.
- 앱트절~알비절(약 1억 2,100만~1억 년 전): 해수면 하강으로 우랄해 장벽이 사라지고 베링 육교가 형성되어, 유럽·아시아·북아메리카가 다시 하나의 연속된 로라시아 대륙을 이루었다.
- 백악기 후기(약 1억 500만~7,200만 년 전): 서부내해수로(Western Interior Seaway)가 북아메리카를 동쪽의 '아팔래치아'와 서쪽의 '라라미디아'로 양분하였다.
- 약 6,000만~5,500만 년 전(팔레오세 후기-에오세 초): 노르웨이해가 열리면서 그린란드가 유럽에서 분리되어 로라시아의 최종 해체가 이루어졌다.
5 로라시아의 공룡 생물지리학
로라시아 대륙은 중생대 공룡 진화의 핵심 무대 중 하나였다. 쥐라기 중기에 이미 코엘루로사우리아(티라노사우루스상과 포함), 신용각류, 검룡류, 곡룡류, 조각류 등 주요 공룡 계통이 분화하였고, 이후 판게아 분열로 인한 격리와 간헐적 육지 연결을 통한 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로라시아 고유의 동물상이 형성되었다.
백악기 후기에 특히 두드러진 '아시아메리카(Asiamerica)' 동물상은 베링 육교를 통한 아시아-북아메리카 간 반복적인 생물 교류의 산물이다. 티라노사우루스과, 각룡과(세라톱시아), 곡룡과, 오르니토미무스과,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하드로사우루스과 등이 양 대륙에서 공유되었다. 예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류의 조상은 아시아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며, 백악기 캄파니아절(약 8,400만~7,200만 년 전)에 베링 육교를 통해 북아메리카(라라미디아)로 분산하여 궁극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거대 정점 포식자로 진화하였다.
반면 곤드와나에서는 아벨리사우루스과가 대형 포식자 지위를 점유하고, 티타노사우리아가 지배적인 용각류였다. 이러한 로라시아-곤드와나 간의 공룡상 차이는 테티스해에 의한 지리적 격리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6 간헐적 대륙 간 연결과 동물상 교류
로라시아와 곤드와나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었다. 백악기의 여러 시기에 걸쳐 일시적인 육지 연결이 형성되어 대륙 간 동물 교류가 이루어졌다.
- 아풀리아 육교(약 1억 2,300만~1억 년 전): 유럽과 북아프리카 사이에 형성되어, 아벨리사우루스류·스피노사우루스류·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류 수각류와 레바키사우루스류·티타노사우리아 용각류의 남-북 교류를 가능케 했다. 이로 인해 백악기 전기 유럽에는 '유로-곤드와나' 생물지리 패턴이 나타난다.
- 캄파니아절~마스트리히트절(약 8,400만~6,600만 년 전):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에 육교 또는 도서 징검다리를 통해 티타노사우리아가 북으로, 하드로사우루스와 곡룡류가 남으로 분산하였다.
- 마스트리히트절(약 7,200만~6,600만 년 전): '드 히르 육교(De Geer Landbridge)'가 그린란드와 북서유럽을 연결하여 렙토세라톱스류와 람베오사우루스아과가 유럽으로 분산하였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있다.
7 로라시아의 고기후와 생태
로라시아 지역의 기후는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하였다. 트라이아스기-쥐라기 초에는 저위도 지역에 건조 벨트가 발달하여 공룡의 남-북 분산에 장벽 역할을 했다. 쥐라기 후기~백악기에는 전반적으로 온난한 온실 기후가 지배하였으며, 백악기 중기의 세노마니안-투로니안 열 극대기(약 9,400만~9,100만 년 전)에는 로라시아의 고위도 지역까지 아열대-온대 기후가 확장되어, 알래스카·시베리아 등 고위도 지역(고위도 약 70° 이상)에서도 공룡이 서식하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들 고위도 수각류와 조각류는 깃털 또는 유사 피복과 내온-중온적 대사를 갖추어 북극의 겨울을 현지에서 견뎠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