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섹슈얼 다이모피즘]

성적 이형성

Sexual Dimorp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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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Etymology)라틴어 sexualis(성의) + 그리스어 di-(δι-, 둘) + morphē(μορφή, 형태) + -ism(현상·상태)

📖 정의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은 같은 종에 속하는 수컷과 암컷이 체형, 크기, 색상, 골격 구조 등의 외형적 특징에서 체계적인 차이를 보이는 현상이다. 이러한 차이는 주로 성선택(sexual selection)에 의해 진화하며, 짝짓기 경쟁에서 유리한 형질(수컷의 뿔, 갈기, 화려한 깃털 등)이나 번식 기능과 관련된 형질(암컷의 넓은 골반 등)이 각 성별에서 강화되면서 발생한다. 현생 동물에서는 사자의 갈기, 공작의 꼬리깃, 개코원숭이의 체형 차이 등 다양한 사례가 관찰된다. 고생물학에서 성적 이형성의 확인은 멸종 동물의 번식 전략, 사회적 행동, 진화적 압력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하나, 화석 기록의 불완전성과 성별 판별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공룡을 비롯한 멸종 동물에서 이를 통계적으로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 상세 정보

1 성적 이형성의 진화적 기반

성적 이형성은 찰스 다윈이 1871년 저서 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에서 성선택(sexual selection) 이론을 체계화하면서 본격적으로 학문적 주목을 받았다. 다윈은 성선택을 자연선택과 구분되는 별개의 진화 기제로 제시했으며, 같은 성별 내의 경쟁(intrasexual selection)과 이성의 선택(intersexual selection)이라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이형적 형질이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성별 내 경쟁은 주로 수컷 간의 직접적 대결을 포함하며, 사슴의 뿔, 코끼리물범의 거대한 체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성에 의한 선택은 한쪽 성별(주로 암컷)이 특정 형질을 가진 개체를 짝으로 선호함으로써 극락조의 화려한 깃털, 공작의 꼬리와 같은 과시 구조가 진화하는 기제이다. 이 두 기제는 단독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종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의 이형성을 만들어낸다.

2 현생 동물에서의 양상

성적 이형성은 동물계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된다. Britannica에 따르면 수컷 개코원숭이(Papio)는 암컷의 두 배 이상 체중이 나가며, 수컷 스텔러바다사자(Eumetopias jubatus)는 약 1,000kg으로 암컷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색상 이형성은 조류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암컷은 둥지에서 은폐에 유리한 보호색을 띠고 수컷은 과시와 영역 행동에 사용되는 선명한 색상을 갖는 경우가 흔하다.

대부분의 종에서 수컷이 더 크지만, 일부 포유류와 많은 비포유류 척추동물, 무척추동물에서는 암컷이 수컷보다 큰 역전적 성적 이형성(reverse sexual dimorphism)이 나타난다. 맹금류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큰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산악가시도마뱀(Sceloporus jarrovi)처럼 크기가 아닌 먹이 습성에서 이형성을 보이는 종도 있다.

3 공룡에서의 연구사

공룡의 성적 이형성을 최초로 체계적으로 논의한 학자는 트란실바니아 출신의 고생물학자 프란츠 놉차(Franz Nopcsa, 1877–1933)이다. 놉차는 공룡을 단순한 형태 기술의 대상이 아닌 생물학적 실체로 접근한 최초의 연구자 중 한 명으로, 1929년에 볏이 있는 하드로사우루스류와 뿔이 있는 케라톱스류에서 두개골 장식의 형태 차이가 암수 차이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속 연구에서 놉차가 암수 쌍으로 짝지은 표본 다수가 실제로는 서로 다른 시대에 살았던 별개의 계통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의 구체적 주장은 부정되었다. 그럼에도 공룡의 성적 이형성이라는 연구 주제 자체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그의 기여는 높이 평가된다.

이후 Peter Dodson(1976)이 프로토케라톱스(Protoceratops)에서 프릴 크기와 비율의 정량적 변이를 분석하면서 성적 이형성의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Chapman 등(1997)은 공룡 전반에 걸친 성적 이형성의 증거를 검토했다.

4 통계적 검증의 어려움

Mallon(2017)은 Paleo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공룡의 성적 이형성에 대한 최초의 포괄적 통계 분석을 수행했다. 그는 이전에 성적 이형성이 보고된 9개 공룡 종의 형태학적 데이터를 정규성 검정, 단봉성 검정, 혼합 모델링 등의 통계 기법으로 재분석한 결과, 어떤 분류군에서도 성적 이형성에 대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공룡이 성적 이형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화석 기록의 불완전성(작은 표본 크기, 시간적·공간적 혼재, 개체 발생 단계의 불확실성 등)이 그 탐지를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화석에서 성적 이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i) 개체 변이를 통제할 수 있는 충분히 큰 표본 크기, (ii) 같은 시대·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동일 종의 화석 집단, (iii) 현생 동물의 이형성 패턴을 참고한 해석 방법론. 이 세 조건이 동시에 만족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5 수골(Medullary Bone)을 이용한 성별 판별

현재 공룡의 성별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수골(medullary bone)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수골은 현생 암컷 조류가 산란 직전에 장골 내부 골수강에 형성하는 특수한 골 조직으로, 달걀 껍데기 형성에 필요한 칼슘을 빠르게 동원하기 위한 구조이다.

Schweitzer, Wittmeyer, Horner(2005)는 Science에 발표한 획기적 논문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MOR 1125 표본)의 대퇴골 골수강에서 현생 타조류의 수골과 조직학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발견하여 해당 개체가 산란기의 암컷이었음을 확인했다. 이후 Schweitzer 등(2016)은 화학적 분석을 통해 이 조직이 실제 에스트로겐 의존성 수골임을 추가 확인했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수골은 산란 직전의 극히 짧은 기간에만 형성되므로, 해당 시기에 사망한 암컷만 확인할 수 있다. 비산란기의 암컷이나 수컷을 식별하는 데는 사용할 수 없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환경 스트레스에 의해 유사한 조직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6 주요 사례 연구

스테고사우루스: Saitta(2015)는 PLoS ONE에서 스테고사우루스 므조시(Stegosaurus mjosi)의 등판(plate)이 넓고 낮은 형태와 좁고 높은 형태의 두 가지 뚜렷한 유형으로 존재하며, 이것이 나이나 별개 종이 아닌 성적 이형성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화석 산지에서 두 유형이 공존하는 점이 이 해석을 뒷받침했으나, 어느 유형이 어느 성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콘푸키우소르니스(Confuciusornis sanctus): Chinsamy 등(2013)은 Nature Communications에서 이 초기 백악기 조류(약 1억 2,500만 년 전)의 수천 점에 달하는 표본 중 약 절반에서만 긴 장식용 꼬리깃이 관찰되는 점에 주목했다. 수골 분석 결과, 긴 꼬리깃이 없는 개체에서 수골이 발견되어 이 개체들이 암컷임이 확인되었고, 긴 꼬리깃을 가진 개체들이 수컷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멸종 공룡(조류)에서 깃털 기반 성적 이형성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드문 사례이다.

오르니토미모사우루스: Pintore 등(2023)은 eLife에서 프랑스 앙작-샤랑트(Angeac-Charente) 화석 산지의 대량 사망 사건으로 퇴적된 최소 61개체의 오르니토미모사우루스 대퇴골을 3D 기하학적 형태측정학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대퇴골 만곡도에서 크기에 독립적인 이형적 변이가 확인되었고, 현생 악어류와 조류에서 관찰되는 성별 간 대퇴골 차이와 유사한 패턴이었다. 이는 같은 시대·같은 장소에서 죽은 공룡 집단에서 성적 이형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7 깃털과 연부 조직에 의한 이형성

골격 형태뿐 아니라 깃털, 색상, 피부 구조 등 연부 조직을 통한 이형성이 공룡에서 광범위했을 가능성이 높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Paul Barrett은 많은 파충류에서 이형성이 색상 기반인 점을 고려할 때, 깃털 공룡들은 깃털을 과시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초기에 깃털을 발달시킨 수각류 공룡은 주로 앞다리와 꼬리에 깃털이 있었는데, 이는 시각적 과시에 유리한 위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부 조직은 화석화 과정에서 극히 드물게만 보존되므로, 대부분의 공룡 종에서 이 측면의 이형성을 확인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8 현재의 학술적 합의와 전망

공룡의 성적 이형성에 대한 현재 학계의 합의는 다음과 같다: 계통학적 추론에 근거하면 공룡은 성적 이형성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화석 기록만으로 이를 통계적으로 입증하기는 극도로 어렵다. 수골은 현재로서는 공룡 성별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확실한 지표이나, 적용 범위가 산란기 암컷에 한정된다. 대량 사망 사건의 화석 집단 연구(예: Pintore 등 2023)와 3D 형태측정학 등 새로운 방법론의 발전이 이 분야의 돌파구를 제공하고 있다.

🔗 참고 자료

📄Ludwig SA, Smith RE, Ibrahim N. (2023) Palaeontology: Sexual dimorphism in dinosaurs. eLife 12:e89158. https://doi.org/10.7554/eLife.89158
📄Mallon JC. (2017) Recognizing sexual dimorphism in the fossil record: lessons from nonavian dinosaurs. Paleobiology 43(3):495–507. https://doi.org/10.1017/pab.2016.51
📄Schweitzer MH, Wittmeyer JL, Horner JR. (2005) Gender-specific reproductive tissue in ratites and Tyrannosaurus rex. Science 308(5727):1456–1460. https://doi.org/10.1126/science.1112158
📄Pintore R, Cornette R, Houssaye A, Allain R. (2023) Femora from an exceptionally large population of coeval ornithomimosaurs yield evidence of sexual dimorphism in extinct theropod dinosaurs. eLife 12:e83413. https://doi.org/10.7554/eLife.83413
📄Saitta ET. (2015) Evidence for Sexual Dimorphism in the Plated Dinosaur Stegosaurus mjosi. PLoS ONE 10(4):e0123503.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23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