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화석🔊 [트랙웨이]

족적 화석 / 발자국 화석군

Track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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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Etymology)영어 track(발자국, 자취) + way(길, 경로). Track은 고대 프랑스어 trac에서 유래하며, way는 고대 영어 weg에서 유래한다.

📖 정의

족적 화석(Trackway)은 하나의 동물이 이동하면서 퇴적물 표면에 남긴 최소 세 개 이상의 연속적인 발자국(track)으로 구성된 화석 기록이다. 생흔 화석(trace fossil)의 한 유형으로, 뼈 화석이 동물의 해부학적 형태를 보존하는 것과 달리, 족적 화석은 동물이 살아 있던 순간의 운동 행동을 직접 기록한다. 족적 화석에서는 보폭(stride length), 보행 폭(trackway gauge), 보각(pace angulation) 등 다양한 측정값을 추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보행 자세, 이동 속도, 보행 방식(이족/사족), 사회적 행동(무리 이동, 추격 행동) 등을 추론한다. 족적 화석은 퇴적학적으로 동물이 실제로 생활했던 환경에 직접 형성된 기록이므로, 운반에 의해 원래 위치에서 이탈할 수 있는 골격 화석과 달리 고생태·고환경 복원에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 상세 정보

1 정의와 기본 개념

족적 화석(trackway)은 단일 동물이 이동하면서 남긴 세 개 이상의 연속적 발자국으로 구성된다. 개별 발자국 하나를 'track(트랙)'이라 하고, 두 개의 연속 발자국만으로는 이동 방향은 추정할 수 있으나 통상 족적 화석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한편 사지를 사용하지 않고 몸체가 끌려 형성된 연속 흔적은 'trail(트레일)'이라 구분한다. 캔자스 대학교 생흔학 연구실(KU Ichnology)의 공식 용어집에 따르면, trackway는 "하나 이상의 생물이 만든 트랙의 집합체"로 정의된다.

족적 화석은 참발자국(true track), 하부 흔적(undertrack 또는 underprint), 그리고 자연 주형(natural cast)의 형태로 보존된다. 참발자국은 동물의 발이 직접 닿은 퇴적물 표면에 형성된 것으로, 피부 인상이나 발톱 자국 등 세밀한 해부학적 정보를 보존할 수 있다. 하부 흔적은 발의 압력이 아래 지층으로 전달되어 형성된 것으로, 해부학적 세부 사항이 손실되지만 표면 발자국이 침식된 후에도 남아 있을 수 있다.

2 연구사

족적 화석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시작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코네티컷 강 계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00년에 플리니 무디(Pliny Moody)라는 농부가 세 발가락 발자국 화석을 처음 발견했으며, 1836년 에드워드 히치콕(Edward Hitchcock)이 이를 과학적으로 연구·출판하면서 척추동물 생흔학의 기초를 놓았다. 히치콕은 이 발자국들이 거대한 새가 남긴 것이라 해석했는데, 이는 공룡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확립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836년부터 1864년 사망 시까지 방대한 생흔 화석 컬렉션을 수집했으며, 이 "히치콕 생흔 표본실(Hitchcock Ichnological Cabinet)"은 현재 매사추세츠 앰허스트 대학에 소장되어 있다.

1938년, 미국 자연사박물관(AMNH)의 롤랜드 T. 버드(Roland T. Bird)는 텍사스주 글렌 로즈 인근 팔룩시 강변에서 세계 최초의 명확한 용각류 발자국 화석을 확인했다. 이 발견은 용각류가 실제로 육상을 보행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였다. 1940년 버드는 수각류가 용각류를 뒤쫓는 듯한 "추격 장면(chase sequence)"으로 유명한 구간을 발굴하여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텍사스 기념 박물관으로 옮겼다. 이 족적 화석군은 이후 2014년 포토그래메트리 기법으로 3D 디지털 복원되었으며(Falkingham et al., 2014), 45미터 이상에 걸친 추격 경로 전체가 재구성되었다.

3 족적 화석의 측정과 속도 추정

족적 화석에서 측정하는 주요 변수에는 보폭(stride length: 같은 발의 연속 두 발자국 간 거리), 보장(pace length: 좌우 발 간 거리), 보각(pace angulation: 연속 세 발자국이 이루는 각도), 보행 폭(trackway gauge), 발자국 길이 및 너비 등이 있다.

1976년 맥닐 알렉산더(R. McNeill Alexander)는 보폭과 엉덩이 높이를 이용하여 이동 속도를 추정하는 공식을 제안했다. 이 공식은 v = 0.25 × g^0.5 × λ^1.67 × h^-1.17 (v: 속도, g: 중력가속도, λ: 보폭, h: 엉덩이 높이)로 표현되며, 엉덩이 높이는 발자국 길이의 약 4배로 추정한다. 이 공식은 이후 공룡 생흔학에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2025년 프레스콧 등(Prescott et al.)은 헬멧뿔닭(guinea fowl)을 이용한 실험에서 이 공식이 부드러운 기질 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동물의 속도를 일관되게 과대추정한다는 점을 밝혔다. 연구진은 진흙 위를 걷는 새의 실측 속도가 알렉산더 공식 추정치보다 1.2~4.7배 느렸음을 확인했다. 이는 화석 발자국이 필연적으로 변형 가능한 연질 기질 위에서 형성되므로, 경질 기질을 전제로 한 공식의 적용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현재 학계에서는 족적 화석으로부터의 속도 추정치를 정밀한 수치가 아닌 대략적 범위로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4 꼬리 끌기 흔적의 부재와 공룡 자세 복원

족적 화석이 고생물학에 기여한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공룡 자세의 재해석이다. 20세기 초·중반까지 공룡은 꼬리를 땅에 끌면서 걷는 것으로 복원되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공룡 족적 화석 대부분에서 꼬리 끌기 자국(tail drag mark)이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공룡이 꼬리를 지면에서 들어 올려 수평으로 유지한 채 보행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거가 되었다. 이 증거는 1970년대 이후 공룡 복원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드물게 꼬리 끌기 자국이 발견된 사례도 있으나(예: 코네티컷 밸리의 Gigandipus 족적 화석, 볼리비아 토로토로의 사족보행 공룡 족적 화석), 이는 예외적 상황으로 해석된다.

5 세계의 주요 족적 화석 산지

볼리비아 토로토로 국립공원(Carreras Pampa): 2025년 연구에 따르면, 이곳에서 16,600개의 수각류 발자국과 1,378개의 수영 흔적이 기록되어 세계 최다 공룡 발자국 산지로 확인되었다. 백악기 후기(약 1억 100만~6,6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볼리비아 칼 오르코(Cal Orck'o): 수크레 인근에 위치한 이 석회암 절벽은 길이 약 1.5km, 높이 100m 이상으로, 8종 이상의 공룡이 남긴 462개의 개별 경로가 보존되어 있다. 약 6,800만 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지각 변동에 의해 원래 수평이었던 호안이 거의 수직으로 기울어졌다.

프랑스 플라뉴(Plagne): 2009년 쥐라 산맥에서 발견된 이 족적 화석은 155미터에 걸쳐 110개의 개별 발자국으로 구성되며,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 최장 용각류 족적 화석이다. 후기 쥐라기(약 1억 5천만 년 전) 티톤절 초기에 형성되었다(Mazin et al., 2017).

미국 콜로라도주 웨스트 골드 힐(West Gold Hill): 후기 쥐라기에 용각류가 남긴 134개의 연속 발자국으로, 106야드(약 97m)에 걸쳐 있다. 이 족적 화석은 공룡이 270도의 광범위한 방향 전환을 한 드문 기록으로, 2024년 미국 산림청이 해당 토지를 매입하여 보호 구역으로 지정했다.

미국 텍사스주 팔룩시 강(Paluxy River): 글렌 로즈 석회암층(약 1억 1,300만 년 전)에 보존된 다양한 공룡 족적 화석이 있으며, 롤랜드 T. 버드가 발굴한 수각류-용각류 추격 장면이 특히 유명하다. 현재 공룡 밸리 주립공원(Dinosaur Valley State Park)에서 관찰할 수 있다.

6 공룡 이전 시대의 족적 화석

동물의 이동 흔적은 공룡 시대보다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디아카라기(약 5억 5,100만~5억 3,900만 년 전)의 Yilingia spiciformis는 체절을 가진 지렁이 모양의 양측대칭동물로, 중국 남부에서 이 생물의 몸체 화석과 함께 이동 흔적이 발견되었다(Chen et al., 2019, Nature). 이는 동물의 방향성 이동에 대한 가장 초기의 증거 중 하나로, 양측대칭동물의 이동 능력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삼엽충의 이동 흔적인 Cruziana는 약 5억 5천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사지를 가진 척추동물(사족동물)의 가장 오래된 발자국은 약 3억 9,100만 년 전 중기 데본기로 추정된다.

7 족적 화석과 사회적 행동 추론

다수의 평행한 족적 화석이 나란히 발견되면, 이는 무리 행동(herd behavior)의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뉴멕시코주 다코타 그룹에서 발견된 조각류 족적 화석군은 무리 이동의 증거로 보고되었으며(Matsukawa et al., 2001), 알래스카 디날리 국립공원의 백악기 후기 족적 화석도 유사한 해석을 받았다(Fiorillo et al., 2014). 2025년에는 캐나다에서 약 7,600만 년 전의 여러 종 공룡이 혼합 무리를 이루어 이동한 최초의 증거가 보고되기도 했다(NHM, 2025).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서로 다른 종의 족적 화석이 반드시 동시에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 시간에서 수 주의 간격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포식-피식 관계나 종간 상호작용의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8 족적 화석의 생흔 분류학

족적 화석은 생흔 분류학(ichnotaxonomy)의 체계 하에 이명법으로 명명된다. 생흔속(ichnogenus)과 생흔종(ichnospecies)의 이름이 부여되며, 이는 생물학적 분류(body fossil taxonomy)와 독립적이다. 예를 들어 Grallator는 트라이아스기부터 백악기까지 발견되는 수각류 발자국 생흔속으로, 여러 다른 종의 수각류가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용각류 발자국의 대표적 생흔속인 Brontopodus birdi는 팔룩시 강의 족적 화석에서 지정되었다(Farlow et al., 1989). 족적 화석의 명명은 국제동물명명규약(ICZN)을 따른다.

9 연구 방법의 발전

전통적으로 족적 화석은 현장 사진 촬영, 실측 스케치, 라텍스 몰드·석고 캐스트 제작 등의 방법으로 기록되었다. 최근에는 3D 포토그래메트리(photogrammetry)와 라이다(LiDAR) 스캔 기술이 도입되어 밀리미터 수준의 정밀도로 족적 화석의 3차원 디지털 모델을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현장 접근이 어렵거나 보존이 열악한 족적 화석의 기록에 큰 진전을 가져왔으며, 팔룩시 강 추격 장면의 역사적 사진을 이용한 복원처럼 이미 소실된 표본의 디지털 재구성도 가능케 했다.

🔗 참고 자료

📄Falkingham PL, Bates KT, Farlow JO (2014) Historical Photogrammetry: Bird's Paluxy River Dinosaur Chase Sequence Digitally Reconstructed as It Was prior to Excavation 70 Years Ago. PLoS ONE 9(4): e93247
📄Alexander RM (1976) Estimates of speeds of dinosaurs. Nature 261: 129–130
📄Prescott TL et al. (2025) Speed from fossil trackways: calculations not validated by extant birds on compliant substrates. Biology Letters 21(6): 20250191
📄Mazin J-M et al. (2017) The dinosaur tracksite of Plagne (early Tithonian, Late Jurassic; Jura Mountains, France): The longest known sauropod trackway. Geobios 50(4): 279–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