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그로스 레이트]

성장률 / 성장속도

Growth Rate

📅 2001년👤 Gregory M. Erickson, Kristina Curry Rogers, Scott A. Yer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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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Etymology)영어 Growth(성장, 고대영어 grōwan '자라다'에서 유래) + Rate(비율·속도, 라틴어 rata '계산된 양'에서 유래)

📖 정의

성장률(Growth Rate)은 생물 개체가 단위 시간당 체질량 또는 체적을 증가시키는 속도를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이다. 고생물학에서는 화석 뼈의 미세구조(골조직학, osteohistology)를 분석하여 멸종 동물의 성장률을 추정하며, 뼈 횡단면에 나타나는 성장정지선(LAGs)의 간격과 골조직 유형을 통해 연간 성장량과 성장 곡선을 복원한다. 피브로라멜라(fibrolamellar) 골조직은 빠른 성장을, 층판골(lamellar bone)은 느린 성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룡 성장률 연구는 비조류 공룡이 현생 파충류처럼 평생에 걸쳐 천천히 성장한 것이 아니라, 포유류나 조류에 가까운 속도로 빠르게 성장했음을 밝혀내어 공룡의 대사생리 논쟁에 결정적 증거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공룡이 전통적인 냉혈동물 모델과 부합하지 않으며, 적어도 내온성에 가까운 대사율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 상세 정보

1 연구사와 학문적 배경

공룡 성장률 연구의 기원은 1960년대 프랑스의 고생물학자 아르망 드 리클(Armand de Ricqlès)의 선구적 업적에서 시작된다. 드 리클은 화석 뼈의 미세구조가 생체 시기의 성장 속도를 반영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공룡 뼈에서 발견되는 높은 혈관화(vascularization)와 피브로라멜라 골조직이 현생 냉혈 파충류보다는 온혈 조류에 더 가깝다고 주장하였다(De Ricqlès, 1968, 1969). 이탈리아 해부학자 로돌포 암프리노(Rodolfo Amprino)가 1947년에 제시한 '국소 골 미세구조는 성장 속도를 반영한다'는 원칙(Amprino's rule)이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1990년대 들어 Anusuya Chinsamy가 원시 용각형류 마소스폰딜루스(Massospondylus)에 대한 최초의 공룡 성장 곡선 복원을 시도하였고(Chinsamy, 1993), 이후 드 리클, Jack Horner, Kevin Padian의 공동 연구가 배아·부화체·성체에 이르는 다양한 발생 단계의 뼈를 비교 분석하여 공룡 성장 연구의 폭을 크게 넓혔다.

2000년에 Gregory Erickson과 Tatyana Tumanova는 프시타코사우루스(Psittacosaurus mongoliensis)의 긴뼈 조직학을 이용하여 공룡에 대한 최초의 정량적 성장 곡선(체질량 대 연령)을 복원하였다. 이 연구에서 개발된 발달적 질량 외삽법(Developmental Mass Extrapolation, DME)은 이후 공룡 성장률 연구의 표준 방법론이 되었다.

2 측정 원리와 방법론

성장정지선(LAGs, Lines of Arrested Growth): 뼈 횡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나무의 나이테와 유사한 동심원 형태의 성장정지선이 나타난다. 이 선은 연간 단위로 형성되며, 성장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크게 둔화되는 계절(주로 혹독한 계절)에 침적된다. LAGs의 수를 세어 개체의 연령을 추정하고, LAGs 사이의 간격으로 연간 성장량을 산출한다.

골조직 유형 분석: 피브로라멜라 골(fibrolamellar bone)은 무질서하게 배열된 교원질 섬유 사이에 풍부한 혈관 통로가 존재하는 조직으로, 빠른 성장의 지표이다. 반면 층판골(lamellar bone)은 고도로 조직화된 교원질 섬유로 구성되어 느린 성장을 반영한다. 공룡 대부분은 피브로라멜라 골을 주된 피질골 조직으로 보유하고 있어, 빠른 성장이 공룡 전반의 특성이었음을 시사한다.

외부기본계(EFS/OCL): 개체가 골격 성숙에 도달하면 LAGs 간격이 점진적으로 좁아지며, 뼈 바깥쪽에 밀집된 성장선 다발인 외부기본계(External Fundamental System)가 형성된다. EFS의 존재는 성장 정지, 즉 골격 성숙의 지표로 사용된다.

성장 곡선 모델링: LAGs로부터 추정한 연령-체질량 데이터를 로지스틱, 곰페르츠, 폰 베르탈란피 등의 수학적 성장 모델에 적합(fitting)시켜 시그모이드형(S자형) 성장 곡선을 복원한다. 표본 수가 많을수록 모델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3 주요 연구 결과

공룡 전반의 성장률 패턴(Erickson et al. 2001): Erickson, Curry Rogers, Yerby는 2001년 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공룡 계통과 체구 다양성을 망라하는 여러 분류군의 성장률을 정량화하였다. 모든 공룡은 현생 파충류에 비해 가속된 성장률을 보였다. 소형 공룡은 유대류 수준의 중간 성장률을, 대형 종은 유태반류 포유류 및 조숙성 조류에 필적하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거대 용각류의 성장률은 비슷한 체구의 고래에 견줄 만하였다. 비조류 공룡은 이소성 조류(altricial birds)의 성장률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며, 조류의 빠른 성장률은 쥐라기에 수각류에서 분기한 이후 단계적으로 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성장(Erickson et al. 2004): 2004년 Nature 논문에서 Erickson 등은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들의 성장 패턴을 분석하였다. T. rex는 약 14~18세 사이에 최대 성장률인 하루 약 2.1kg(연간 약 767kg)에 달하는 급성장기를 거쳤다. 이 시기에 성체 체질량의 약 70%를 획득하였으며, 약 20년 만에 골격 성숙에 도달하고 최대 수명은 약 28년으로 추정되었다. T. rex의 거대한 체구는 주로 근연종 대비 가속된 성장률에 의해 달성된 것이지, 성장 기간의 연장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마이아사우라의 대규모 연구(Woodward et al. 2015): Woodward 등은 50개체의 마이아사우라(Maiasaura peeblesorum) 경골을 분석하여, 당시까지 화석 척추동물에 대한 가장 대규모의 정량적 성장 곡선을 복원하였다. 마이아사우라는 약 3년에 성적 성숙에, 약 8년에 골격 성숙에 도달하였으며, 이는 공룡이 현생 파충류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는 증거를 보강하였다.

용각류의 성장: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육상동물이었던 용각류 공룡은 체구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성체 크기에 도달하였다. Erickson et al.(2001)에 따르면 아파토사우루스는 약 15년 만에 약 25,000kg의 성체 체질량에 도달하였고, 최대 성장률은 연간 약 5,000kg 이상이었다. 다만 Lehman & Woodward(2008)는 평균 골 침적률 기반의 다른 모델을 적용하여 아파토사우루스가 성체 크기에 도달하는 데 약 70년이 소요되었을 수 있다고 추정하여, 용각류 성장률 추정에는 상당한 방법론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4 대사생리 논쟁과의 관계

공룡 성장률은 '공룡 냉혈동물-온혈동물 논쟁'의 핵심 증거이다. 드 리클(1968, 1980)은 공룡 뼈의 높은 혈관화와 피브로라멜라 조직이 온혈동물적 빠른 성장을 시사한다고 주장하였고, Erickson et al.(2001)의 정량적 연구는 이를 수치적으로 확인하였다.

그러나 2014년 Grady et al.은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공룡의 성장률과 대사율이 전형적 내온성(endothermy)과 외온성(ectothermy) 사이의 중간 수준인 '중온성(mesothermy)'에 해당한다고 제안하였다. 이 가설에 따르면 공룡은 체내에서 어느 정도의 열을 생산하지만, 현생 포유류나 조류만큼 체온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지는 않았다.

한편 Legendre et al.(2016)은 공룡, 특히 비조류 수각류의 대사율이 현생 조류에 매우 가까웠다는 결과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현재 학계에서는 공룡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단일한 대사 유형으로 공룡 전체를 규정하기 어려우며, 분류군에 따라 다양한 범위의 대사 전략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5 조류 성장 방식의 진화

비조류 공룡은 대부분 성적 성숙이 골격 성숙보다 먼저 이루어졌으며, 성체 크기에 도달하는 데 수년에서 수십 년이 소요되었다. 반면 현생 조류의 대다수는 1년 이내에 골격 성숙에 도달한 뒤 성적 성숙에 이르는 '조류형 성장(avian-style growth)'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조류형 빠른 성장이 언제 진화했는지는 활발한 연구 주제이다. 쥐라기의 시조새(Archaeopteryx)와 초기 백악기의 비조류 조류(non-ornithuromorph birds)는 여전히 비조류 공룡과 유사하게 수년에 걸쳐 성장한 반면, 헤스페로르니스(Hesperornis)와 이크티오르니스(Ichthyornis) 등 파생적 조류에서 조류형 성장이 확인되었다(Erickson et al., 2009; Chinsamy et al., 1998).

6 연구의 의의와 한계

골조직학 기반 성장률 연구는 멸종한 동물의 생활사, 대사생리, 생태적 전략을 복원하는 데 강력한 도구이다. 그러나 LAGs 수의 정확한 판독, 초기 성장선의 골 재흡수에 의한 소실, 골격 요소 간 조직학적 변이(intraskeletal histovariability), 그리고 체질량 추정의 불확실성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Köhler et al.(2012)은 현생 내온성 포유류에서도 LAGs가 형성됨을 보여, LAGs의 존재만으로는 외온성을 판단할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향후 더 많은 개체와 분류군에 대한 대규모 표본 분석, 분자 고생물학적 기법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성장률 추정의 정확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참고 자료

📄Erickson, G.M., Curry Rogers, K. & Yerby, S.A. (2001). Dinosaurian growth patterns and rapid avian growth rates. Nature, 412, 429–433. https://doi.org/10.1038/35086558
📄Erickson, G.M. et al. (2004). Gigantism and comparative life-history parameters of tyrannosaurid dinosaurs. Nature, 430, 772–775. https://doi.org/10.1038/nature02699
📄Bailleul, A.M. et al. (2019). Dinosaur paleohistology: review, trends and new avenues of investigation. PeerJ, 7, e7764.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768056/
📄Grady, J.M. et al. (2014). Evidence for mesothermy in dinosaurs. Science, 344(6189), 1268–1272. https://doi.org/10.1126/science.1253143
📄Woodward, H.N. et al. (2015). Maiasaura, a model organism for extinct vertebrate population biology. Paleobiology, 41(4), 503–527. https://doi.org/10.1017/pab.2015.2
📄Lehman, T.M. & Woodward, H.N. (2008). Modeling growth rates for sauropod dinosaurs. Paleobiology, 34(2), 264–281. https://doi.org/10.1666/0094-8373(2008)034[0264:MGRFSD]2.0.C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