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운동🔊 [바이페달리즘]

이족 보행

Biped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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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Etymology)라틴어 bi- '둘(two)' + pēs (속격 pedis) '발(foot)'

📖 정의

이족 보행(Bipedalism)은 두 뒷다리(또는 하지)만을 이용하여 지면 위를 이동하는 보행 방식을 말한다. 보행·주행·도약 등 다양한 형태의 지상 운동을 포함하며, 의무적 이족 보행(obligate bipedalism)과 임의적 이족 보행(facultative bipedalism)으로 구분된다. 의무적 이족 보행 동물은 항상 두 발로 이동하는 반면, 임의적 이족 보행 동물은 상황에 따라 사족 보행과 이족 보행을 전환한다.

공룡 계통에서 이족 보행은 조상적(basal) 형질로 간주된다. 트라이아스기 중기(약 2억 3,000만 년 전)에 출현한 초기 공룡형류(dinosauriformes)는 이미 이족 보행 또는 이족 보행 경향을 갖추고 있었으며, 이는 잘 발달한 미대퇴근(M. caudofemoralis longus)이 뒷다리에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여 고속 질주(cursoriality)에 유리했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이족 보행은 앞다리를 이동 기능에서 해방시켜 포획·조작·방어 등 다양한 기능에 전용할 수 있게 하였고, 공룡이 트라이아스기에 다른 파충류를 제치고 생태적 우위를 점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 상세 정보

1 이족 보행의 정의와 유형

이족 보행은 두 발로 이동하는 모든 형태의 지상 운동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보행(walking), 주행(running), 도약(hopping) 등 그 양식은 다양하며, 동물에 따라 상시적으로 이족 보행을 수행하는 의무적 이족 보행자(obligate biped)와 특정 상황에서만 두 발로 전환하는 임의적 이족 보행자(facultative biped)로 구분된다. 현생 동물 가운데 조류(Aves)는 대표적인 의무적 이족 보행자이며, 인간(Homo sapiens) 역시 영장류 중 유일하게 상습적 직립 이족 보행(habitual striding bipedalism)을 수행하는 종이다. 반면 일부 도마뱀류(예: Chlamydosaurus, Basiliscus)는 최고 속도로 달릴 때에만 뒷다리로 일어서는 임의적 이족 보행을 보인다.

2 공룡 계통에서의 이족 보행 기원

이족 보행은 공룡(Dinosauria) 전체에 걸쳐 조상적 형질(plesiomorphic trait)로 널리 받아들여진다. 트라이아스기 중기(약 2억 3,500만~2억 3,000만 년 전)에 등장한 초기 공룡형류(Dinosauriformes)인 Marasuchus, Silesaurus 등은 이미 이족 보행 또는 강한 이족 보행 경향을 보이며, 최초의 진정한 공룡들—Eoraptor, Herrerasaurus, Coelophysis 등—은 모두 의무적 이족 보행자였다.

Persons & Currie(2017)는 공룡 계통에서 이족 보행이 진화한 기능적 이유를 '강화된 질주 능력(enhanced cursoriality)'에서 찾았다. 이들의 핵심 논거는 미대퇴근(M. caudofemoralis longus)의 역할이다. 이 근육은 꼬리 척추에서 기시하여 대퇴골의 제4전자(fourth trochanter)에 부착되며, 뒷다리를 뒤로 당기는(retraction) 주 추진근으로 기능한다. 꼬리 근육이 뒷다리에 제공하는 추진력은 앞다리가 받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크므로, 미대퇴근이 잘 발달한 파충류는 고속 주행 시 자연스럽게 뒷다리에 의존하게 되고 이족 보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현생 도마뱀이 최고 속도로 도망칠 때 임의적 이족 보행을 수행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포유류 계통은 페름기에 미대퇴근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이족 보행으로의 전환이 극히 드물다.

3 미대퇴근과 꼬리의 역할

Gatesy(1990)의 선구적 연구는 수각류(Theropoda)에서 미대퇴근이 보행의 주 추진력을 담당함을 밝혔다. 초기 수각류의 큰 꼬리는 단순한 균형추가 아니라, 뒷다리를 뒤로 당기는 근육의 기시부로서 적극적인 이동 기관의 일부였다. 수각류 진화 과정에서 꼬리가 점진적으로 짧아지면서 미대퇴근의 역할은 축소되었고, 대신 대퇴사두근(M. femorotibialis) 등 무릎 신근이 추진력의 주역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수각류에서 조류로 이어지는 보행 방식의 전환—'꼬리 기반 보행(tail-based locomotion)'에서 '무릎 기반 보행(knee-driven locomotion)'으로—을 설명하는 핵심 기제이다.

Bishop 등(2021)은 트라이아스기 수각류 Coelophysis의 3차원 근골격 시뮬레이션을 통해 꼬리가 단순한 정적 균형추를 넘어, 주행 시 좌우로 진동하며 수직축(yaw) 각운동량을 조절하는 동적 역할을 수행함을 처음으로 기계적으로 입증하였다. 이 꼬리의 좌우 운동은 인간이 달릴 때 팔을 흔드는 것과 유사한 기능적 역할을 하며, 수동적(passive) 물리 기제에 기반하여 근육 노력을 최소화하고 보행 효율을 높인다.

4 이족 보행에서 사족 보행으로의 이차적 전환

공룡의 공통 조상이 이족 보행자였다면, 사족 보행을 수행한 공룡들—용각류(Sauropoda), 각룡류(Ceratopsia), 검룡류(Stegosauria), 곡룡류(Ankylosauria) 등—은 이차적으로 사족 보행을 진화시킨 것이다. 조각류(Ornithischia) 내에서만 최소 세 번 이상 독립적으로 사족 보행으로의 전환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환은 체구의 대형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몸무게가 증가하면서 앞다리가 다시 체중 지지 역할을 맡게 되는 과정이다.

한편 일부 공룡은 임의적 이족/사족 보행을 수행했다. Iguanodon, Parasaurolophus 등 조각류(Ornithopoda)의 여러 속은 저속에서 사족으로, 고속에서 이족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긴 체형 비율, 앞다리 관절의 구조, 그리고 발자국 화석 증거에 근거한다.

5 공룡과 인간의 이족 보행 비교

인간의 이족 보행은 직립 자세(erect, orthograde posture)를 특징으로 한다. 척추가 S자형으로 만곡하여 머리가 골반 바로 위에 위치하며, 대후두공(foramen magnum)이 두개골 하부 중앙에 있어 머리를 수직으로 지탱한다. 골반은 짧고 넓어 체중 지지와 내장 보호에 적합하다.

반면 공룡의 이족 보행은 수평 자세(pronograde posture)를 취한다. 몸통이 엉덩이 관절을 중심으로 수평으로 놓이고, 긴 꼬리가 머리·앞부분의 무게를 상쇄하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 다리는 몸통 바로 아래에서 수직으로 뻗는 완전 직립 사지(fully erect limbs) 구조를 가지며, 이는 반 벌어진(semi-sprawling) 자세의 다른 파충류와 구별되는 공룡의 핵심 특징이다.

6 현생 동물에서의 이족 보행

현생 동물 중 의무적 이족 보행을 수행하는 그룹은 조류인간이 대표적이다. 조류는 비조류 수각류로부터 이족 보행을 물려받았으며, 꼬리 단축·미골(pygostyle) 형성·무릎 기반 보행으로의 전환 등 현저한 해부학적 변화를 겪었다. 캥거루는 도약(hopping)을 통한 이족 보행을 수행하며, 이는 공룡·조류와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화한 사례이다.

일부 도마뱀류(Lepidosauria)의 임의적 이족 보행은 공룡 이족 보행의 초기 단계에 대한 현생 유사체(extant analog)를 제공한다. Basiliscus(바실리스크 도마뱀)와 일부 용과(Agamidae) 도마뱀은 최고 속도로 도주할 때 뒷다리로 일어서서 달리며, 이 행동은 미대퇴근이 뒷다리에 앞다리보다 큰 추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7 진화적 의의

이족 보행은 공룡 계통의 성공을 설명하는 핵심 혁신(key innovation)으로 평가된다. 트라이아스기 중·후기에 이족 보행과 완전 직립 사지를 갖춘 공룡 및 공룡형류는 에너지 효율적인 보행, 높은 최고 속도, 앞다리의 기능적 자유를 통해 생태적 다양화를 이루었다. 이족 보행은 이후 수각류에서 비행의 진화, 조류 계통에서의 다리 기반 이동 방식 특화 등 후속적 적응 방산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족 보행은 공룡 진화의 출발점이자, 앞다리를 이동 기능에서 해방시킨 전환점이었다."

🔗 참고 자료

📄Persons, W.S. & Currie, P.J. (2017) The functional origin of dinosaur bipedalism: Cumulative evidence from bipedally inclined reptiles and disinclined mammals. Journal of Theoretical Biology, 420, 1–7. DOI: 10.1016/j.jtbi.2017.02.032
📄Gatesy, S.M. (1990) Caudofemoral musculature and the evolution of theropod locomotion. Paleobiology, 16(2), 170–186. DOI: 10.1017/S0094837300009866
📄Bishop, P.J. et al. (2021) Predictive simulations of running gait reveal a critical dynamic role for the tail in bipedal dinosaur locomotion. Science Advances, 7(39), eabi7348. DOI: 10.1126/sciadv.abi7348
📄Kubo, T. & Kubo, M.O. (2012) Disparity and convergence in bipedal archosaur locomotion.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9(71), 1365–1375.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35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