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운동🔊 [쿼드루페달리즘]

사족 보행

Quadrupedalism

📝
어원 (Etymology)라틴어 quadri- (quattuor에서 유래, '넷') + pes (속격 pedis, '발'). 1640년대 프랑스어 quadrupède를 거쳐 영어에 도입. 형용사형 quadrupedal은 1610년대부터 확인됨.

📖 정의

사족 보행(Quadrupedalism)은 네 개의 다리를 사용하여 체중을 지탱하고 이동하는 운동 방식이다. 사지동물(Tetrapoda)의 원시적 이동 형태로서, 현생·화석 척추동물 대다수가 이 보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공룡에서 사족 보행은 특수한 진화적 의미를 지닌다. 공룡의 공통 조상은 이족 보행자(biped)였으므로, 공룡 계통 내에서 나타나는 사족 보행은 모두 2차적 사족 보행(secondary quadrupedality)이다. 이 전환은 사지동물 진화사에서 극히 드문 현상이나, 공룡에서는 용각형류(Sauropodomorpha)에서 최소 1회, 조반류(Ornithischia)에서 최소 3회(장순류 Thyreophora, 각룡류 Ceratopsia, 하드로사우루스형류 Hadrosauriformes) 독립적으로 발생하여 총 4회 이상 수렴적으로 진화했다.

사족 보행으로의 전환은 앞다리의 기능을 먹이 탐색·파지(把持)에서 체중 지지로 근본적으로 바꾸었으며, 이를 통해 수십 톤에 달하는 거대 체구의 진화, 생태적 다양화, 중생대 육상 생태계 구성의 변화를 이끌었다.

📚 상세 정보

1 사족 보행의 일반적 정의와 범위

사족 보행은 네 발로 체중을 지탱하고 이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육상 척추동물의 운동 형태이다.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등 대부분의 현생 육상 사지동물이 사족 보행자이며, 이족 보행에서 다시 사족 보행으로 돌아간 계통은 사지동물 전체에서 공룡형류(Dinosauriformes) 내에서만 알려져 있다. Barrett & Maidment(2017)에 따르면, 이족 보행에서 사족 보행으로의 전환(2차적 사족 보행)은 사지동물 진화사에서 극히 이례적이며, 공룡형류 밖에서는 확인된 바 없다. 이 사실은 공룡의 보행 진화가 다른 사지동물 계통과 근본적으로 다른 경로를 밟았음을 보여준다.

2 공룡에서의 2차적 사족 보행 진화

공룡의 공통 조상과 가장 가까운 외군(lagosuchid류, 익룡류 등)은 모두 이족 보행자였다. 따라서 이족 보행이 공룡의 원시 상태이며, 공룡 내 모든 사족 보행은 이 원시적 이족 보행에서 2차적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Sereno(1997)와 Barrett & Maidment(2017)의 연구에 따르면, 이 전환은 최소 4회 독립적으로 일어났다.

용각형류(Sauropodomorpha)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에 전환이 일어났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쥐라기 초기(약 2억 1500만~2억 년 전)에 아르도닉스(Aardonyx), 멜라노로사우루스(Melanorosaurus) 등의 과도기적 형태를 거쳐 완전한 사족 보행자인 용각류(Sauropoda)가 출현했다. Yates et al.(2010)은 아르도닉스를 의무적 사족 보행 용각형류(멜라노로사우루스+용각류)의 자매군으로 배치하여, 사족 보행 진화의 핵심 과도기적 형태로 제시했다. McPhee et al.(2018)이 기재한 레두마하디 마푸베(Ledumahadi mafube)는 코끼리 두 마리에 달하는 체중의 초기 쥐라기 대형 용각형류로, 네 발로 걸었지만 앞다리가 기둥형이 아니라 굴곡 자세를 취했다. 이는 용각류의 완전한 기둥형(columnar) 사지로 가는 중간 단계를 보여준다. UC Berkeley의 진화 해설(2018)에 따르면, 용각형류 내에서 이족·사족 보행 전환은 여러 차례 왔다 갔다 하며 일어났는데, 이는 진화가 직선적 '진보'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장순류(Thyreophora)는 쥐라기 초기에 사족 보행으로 전환했다. 스켈리도사우루스(Scelidosaurus, Owen 1861)가 가장 이른 사족 보행 장순류로 알려져 있다. 이후 스테고사우루스류와 안킬로사우루스류가 모두 의무적 사족 보행자로 진화했다.

각룡류(Ceratopsia)는 백악기 초기~후기에 걸쳐 사족 보행으로 전환했다. 초기 각룡류인 프시타코사우루스(Psittacosaurus)는 주로 이족 보행자였으며, Zhao et al.(2013)의 골조직학 연구에 따르면 개체 발생 과정에서 어린 시기에 사족 보행, 성체에서 이족 보행으로 전환하는 역발생적 변화가 추정되었다. 네오케라톱스류(프로토케라톱스 이후)와 케라톱스과(트리케라톱스 등)에 이르러 완전한 사족 보행이 확립되었다.

하드로사우루스형류(Hadrosauriformes)는 백악기에 사족 보행으로 전환했다. 이구아노돈과 하드로사우루스류는 과거 순수 이족 보행자, 순수 사족 보행자, 겸용 보행자(facultative biped/quadruped)로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Maidment & Barrett(2014)에 따르면, 하드로사우루스류는 사족 보행과 관련된 모든 골학적 상관 형질을 보유하며 주로 사족 보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 사족 보행의 골학적·생역학적 특징

사족 보행 공룡은 이족 보행 공룡과 구별되는 일련의 해부학적 특징을 공유한다. Barrett & Maidment(2017)와 Maidment & Barrett(2014)가 정리한 주요 골학적 상관 형질은 다음과 같다.

척골(ulna)의 전외측 돌기(anterolateral process)는 요골(radius)을 감싸 전완부의 회전을 제한하며, 사족 보행의 안정성을 높인다. 수지 말절골(manual ungual)이 발굽 형태로 변하여 체중 지지에 적합해진다. 대퇴골(femur)이 경골(tibia)보다 길어지고, 대퇴골이 측면에서 곧게 펴진다. 발(pes)이 경골+대퇴골 대비 짧아지며, 제4전자(fourth trochanter)가 축소된다. 장골(ilium)이 횡으로 넓어지고, 앞다리/뒷다리 길이 비율이 이족 보행자보다 높아진다.

Mallison et al.(2014, PMC3776758)의 연구는 요골(radius) 형태학을 이용한 정량적 분석을 통해, 모든 사족 보행 공룡이 요골과 척골을 평행하게 유지했으며(포유류처럼 요골이 척골 위를 교차하지 않음), 포유류식 능동적 회내(pronation)가 불가능했음을 밝혔다. 이는 공룡의 사족 보행이 이족 보행 조상에서 유래한 독특한 전완부 구조를 유지한 채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4 수렴 진화와 기능적 다양성

Dempsey et al.(2023)은 3차원 다물체 역학(multi-body dynamics) 모델을 사용하여 조반류 17종의 앞다리 근육 지렛대(moment arm)를 정량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장순류·각룡류·조각류가 사족 보행이라는 동일한 결과에 수렴적으로 도달했지만, 특히 어깨관절(glenohumeral joint) 주변의 근육 역학은 계통마다 크게 달랐다. 스테고사우루스류와 안킬로사우루스류는 높은 견관절 외전·외측 회전 모멘트 암을 보이며 넓은 보폭(wide-gauge)을 유지했고, 하드로사우루스형류는 견관절 내전 모멘트 암이 높아 좁은 보폭(narrow-gauge)을 유지했으며, 케라톱스과는 또 다른 패턴을 보였다. 이는 형태학적 수렴이 반드시 기능적 수렴을 의미하지 않으며, 각 계통의 이족 보행 조상이 가진 형태적 차이가 사족 보행 후손의 근육 역학 경로를 제약했음을 시사한다.

5 사족 보행과 거대화(Gigantism)의 관계

대형화와 사족 보행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Barrett & Maidment(2017)는 체구 증가가 조반류의 사족 보행 전환의 직접적 원인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순류에서는 피갑(dermal armour)의 획득이, 각룡류에서는 두부(頭部) 크기 증가가 무게중심 이동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으나, 가장 유력한 가설은 초식성(herbivory)의 진화—소화관 확대에 따른 무게중심의 전방 이동—가 용각형류와 조반류 모두에서 사족 보행을 촉진했다는 것이다.

한편 용각류에서는 사족 보행이 거대화의 전제 조건이었다. McPhee et al.(2018)과 Hutchinson(2021)에 따르면, 용각류는 기둥형 사지(columnar limbs)와 수직에 가까운 직립 자세(parasagittal/graviportal stance)를 통해 50톤 이상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었다. 이는 체중이 증가할수록 사지가 몸 아래로 수직으로 배치되어야 안전 계수(safety factor)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역학 원칙과 일치한다.

6 겸용 보행(Facultative Bipedality/Quadrupedality)

모든 공룡이 순수한 이족 또는 사족 보행자였던 것은 아니다. 이구아노돈(Iguanodon)은 주로 사족 보행을 하되 뒷다리로 서서 달리거나 방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프시타코사우루스는 성장 단계에 따라 보행 방식이 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레두마하디 마푸베처럼 사족 보행을 하면서도 뒷다리로 일어설 수 있었던 과도기적 형태도 존재한다. 이러한 겸용 보행은 이족→사족 전환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때로 가역적인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7 족흔화석(Ichnological) 증거

사족 보행은 족흔화석에서도 확인된다. 앞발과 뒷발 자국이 함께 보존된 보행열(trackway)은 해당 동물이 사족 보행자였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용각류의 보행열은 좁은 보폭(narrow-gauge)과 넓은 보폭(wide-gauge)으로 구분되며, 티타노사우루스류는 주로 넓은 보폭의 보행열과 연관된다. 이러한 족흔 증거는 골격 증거와 함께 보행 방식 복원의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 참고 자료

📄Barrett, P. M. & Maidment, S. C. R. (2017). The evolution of ornithischian quadrupedality. Journal of Iberian Geology, 43(3), 363–377. https://doi.org/10.1007/s41513-017-0036-0
📄Mallison, H. & Wings, O. (2014). Forearm posture and mobility in quadrupedal dinosaurs. PLOS ONE, 8(9), e7743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77432 (PMC3776758)
📄Dempsey, M., Maidment, S. C. R., Hedrick, B. P. & Bates, K. T. (2023). Convergent evolution of quadrupedality in ornithischian dinosaurs was achieved through disparate forelimb muscle mechanic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90(1992), 20222435. https://doi.org/10.1098/rspb.2022.2435
📄McPhee, B. W., Benson, R. B. J., Botha-Brink, J., Bordy, E. M. & Choiniere, J. N. (2018). A giant dinosaur from the earliest Jurassic of South Africa and the transition to quadrupedality in early sauropodomorphs. Current Biology, 28, 1–9.
📄Hutchinson, J. R. (2021). The evolutionary biomechanics of locomotor function in giant land animals.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24, jeb217463. https://doi.org/10.1242/jeb.217463 (PMC8214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