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자연사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정의
런던 자연사박물관(NHM)은 영국 런던 사우스켄싱턴에 위치한 세계적인 자연사 연구 기관이자 박물관으로, 지구 역사 45억 년에 걸친 8,000만 점 이상의 표본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은 곤충학(곤충·거미류 3,400만 점), 동물학(동물 표본 2,900만 점), 고생물학(화석 700만 점), 식물학(식물 표본 600만 점), 광물학(암석·보석·광물 50만 점 및 운석 5,000개)의 5대 과학 컬렉션으로 구성된다. 1753년 한스 슬론 경의 7만 1,000여 점 유증에서 출발한 대영박물관 자연사 컬렉션을 모체로, 1842년 공룡(Dinosauria)이라는 명칭을 만든 비교해부학자 리처드 오언의 주창 아래 앨프레드 워터하우스가 로마네스크 양식의 테라코타 건물을 설계하여 1881년 4월 18일 개관하였다. 1963년 대영박물관으로부터 행정적으로 독립했고, 1992년 공식적으로 '자연사박물관'으로 개칭되었다. 2025년에는 71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영국 박물관·갤러리 사상 최다 방문자 기록인 동시에 영국 최다 방문 관광 명소가 되었다. 400명 이상의 과학자가 생물다양성 손실·기후변화·지속가능 자원 등 주요 과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157개 분류군(모식표본 69점)으로 구성된 공룡 컬렉션은 가장 유명한 공공 전시 요소이자 방문객 유인의 핵심 동력이다.
📚 상세 정보
기원과 설립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의사이자 다작 수집가였던 한스 슬론 경(1660–1753)의 유언에 그 뿌리를 둔다. 슬론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연사 표본과 문화 유물 등 71,000점 이상을 수집했으며, 1753년 사망 시 의회에 전체 컬렉션을 2만 파운드(추정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도록 유언했다. 이 컬렉션은 다른 수집품들과 합쳐져 1759년 개관한 대영박물관의 기반이 되었으며, 자연사 표본은 한 세기 넘게 대영박물관에 보관되었다.
별도의 자연사박물관 설립을 이끈 인물은 1856년부터 대영박물관 자연사부의 책임자를 맡은 리처드 오언 경(1804–1892)이다. 1842년 메갈로사우루스, 이구아노돈, 힐라에오사우루스를 근거로 '공룡(Dinosauria)'이라는 용어를 명명한 것으로 유명한 오언은, 계속 확장되는 자연사 컬렉션에 전용 건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연의 대성당(cathedral to nature)'을 구상하면서, 당시 박물관이 부유층만의 공간이었던 것과 달리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1864년 건축가 프랜시스 파우크가 새 박물관 설계 공모에 당선되었으나 이듬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당시 상대적으로 무명이었던 앨프레드 워터하우스가 후임으로 임명되었다. 워터하우스는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오염된 대기에 견딜 수 있도록 건물 전체에 테라코타 피복을 선택했다. 1873년 착공하여 1881년 4월 18일 대중에게 문을 열었다. 로마네스크 부흥 양식의 이 건물에는 동물과 식물의 정교한 테라코타 조각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오언의 지시에 따라 동쪽 날개에는 멸종 종, 서쪽 날개에는 현생 종이 장식되었다. 모든 장식 디테일은 워터하우스가 직접 스케치하고 박물관 교수들이 과학적 정확성을 검수했다.
행정적 연혁
박물관은 1963년까지 형식적으로 대영박물관의 일부였으며, 이때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했다. 1986년에는 인접한 영국지질조사소(British Geological Survey)의 지질박물관과 그 30,000점 이상의 광물 컬렉션을 흡수했다.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이라는 공식 명칭은 1992년에야 채택되었으며, 이전까지는 영국박물관(자연사)[British Museum (Natural History)]로 불렸다. 현재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DCMS) 산하 비부처공공기관이며, 2001년 이후 일반 입장이 무료이다.
컬렉션
자연사박물관의 8,000만 점 표본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사 컬렉션으로 평가된다. 5대 주요 과학 부서로 나뉘는데, 곤충학 컬렉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로 300년에 걸쳐 수집된 3,400만 점 이상의 곤충과 거미류를 포함한다. 동물학 컬렉션은 250년 이상에 걸쳐 전 세계에서 수집된 2,900만 점의 동물 표본을 보유하며, 증빙표본(voucher), 모식표본(type), 역사적 표본은 물론 멸종·멸종위기 종도 풍부하다. 고생물학 컬렉션은 지질 시대 전반에 걸친 약 700만 점의 척추동물·무척추동물·식물 화석으로 구성된다. 식물학 컬렉션은 선태류·양치류·종자식물·점균류 등 약 600만 점의 표본과 대규모 조류·지의류·규조류 컬렉션을 아우른다. 광물학 컬렉션은 50만 점의 암석·보석·광물과 5,000개의 운석을 소장한다. 이에 더해 도서관과 기록보관소에는 150만 권 이상의 서적·필사본·미술작품이 보관되어 있다. 600만 점 이상의 표본이 디지털화되어 박물관의 오픈 데이터 포털(data.nhm.ac.uk)을 통해 CC0 또는 CC BY 4.0 라이선스로 접근 가능하다.
공룡 컬렉션
자연사박물관의 공룡 컬렉션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컬렉션 중 하나로, 157개 분류군을 포함하며 이 중 115개는 원본 자료, 69개는 모식표본이다. 이 컬렉션은 1838년과 1853년에 여러 차례에 걸쳐 인수된 기디언 맨텔의 소장품을 기반으로 구축되었다. 영국 서식스의 백악기 전기 웰든 그룹에서 출토된 맨텔의 자료에는 오언이 1842년 공룡류를 정의할 때 사용한 세 분류군 중 두 종인 이구아노돈과 힐라에오사우루스가 포함되어 있다.
컬렉션은 중기 트라이아스기(약 2억 4,000만 년 전)부터 백악기 후기(6,600만 년 전)까지를 아우르며, 영국·미국·캐나다·탄자니아·루마니아·인도·니제르·레소토·모로코·남극 등에서 출토된 자료를 포함한다. 주요 표본으로는 보물 갤러리에 전시된 후기 쥐라기 비조류 공룡과 조류의 전환형인 아르카이옵테릭스; 1983년 서리에서 발견된 스피노사우루스류 바리오닉스 워커리의 완모식표본; 와이오밍 모리슨층 후기 쥐라기에서 출토되어 2013년 인수된 세계에서 가장 완전한 스테고사우루스 골격 중 하나인 '소피'(지구관에 전시); 글로스터셔 중기 쥐라기에서 출토된 가장 초기의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 상과인 프로케라토사우루스 브래들레이; 공룡 갤러리에 하악이 전시된 최초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표본; 그리고 탄자니아 만다층 중기 트라이아스기에서 출토되어 현재까지 기재된 가장 초기의 알려진 공룡인 냐사사우루스 등이 있다.
2025년 6월에는 후기 쥐라기 모리슨층 출토의 새로운 소형 조반류 공룡 에니그마쿠르소르 몰리보스위케이(Enigmacursor mollyborthwickae)가 공개되어 지구관 메자닌에 상설 전시되었다. 약 1미터 길이의 이 표본은 동류 중 가장 완전한 기명 표본이며, 10년 이상 만에 처음으로 상설 전시에 놓인 새 공룡 종이다.
주요 갤러리 전시물과 상징적 표본
박물관의 중심 공간인 힌체홀(Hintze Hall)은 2017년에 재개발되었다. 1905년부터 전시되어 1970년대 이후 박물관의 상징이었던 '디피(Dippy)'라는 애칭의 디플로도쿠스 석고 복제품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25.2미터 길이의 어린 암컷 대왕고래 실제 골격인 '호프(Hope)'가 다이빙 자세로 매달렸다. 이 변화는 행성 생물다양성을 보호해야 할 인류의 책임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다.
공룡 갤러리는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설 전시 중 하나로, 움직이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모형, 와이오밍 마스트리히트절 랜스/헬크릭층에서 찰스 H. 스턴버그가 수집한 트리케라톱스 두개골 등 수많은 화석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실제 화석과 인터랙티브 전시를 통해 공룡의 진화·다양성·멸종의 이야기를 전한다.
2009년 개관한 다윈센터는 박물관의 역사적 컬렉션과 현직 과학자들을 함께 수용한다. 독특한 코쿤(Cocoon) 구조물에 중요 식물·곤충 표본 컬렉션이 전시되며, 방문객은 개방형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의 작업을 관찰할 수 있다.
2025년 역대 최다 방문 기록
2026년 3월 영국 주요 관광지 협회(ALVA)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자연사박물관은 2025년 영국 최다 방문 관광 명소가 되었다. 71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여 2024년의 630만 명 대비 13% 증가했으며, 영국 박물관·갤러리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3년 연속 기록 경신이기도 했으며, 12개월 중 9개월(4월~12월)에서 월별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이러한 급증에는 여러 요인이 기여했다. 런던 도심의 대표적 신규 녹지 공간으로 재개장된 박물관 정원이 710만 방문객 중 500만 명 이상을 끌어들였다. 2025년 4월 개관하여 행성 위기에 대한 실질적·자연 기반 해법을 탐구하는 상설 갤러리 '망가진 행성 고치기(Fixing Our Broken Planet)'는 9개월 만에 2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임시 전시 '우주: 지구 너머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을까?'는 11개월간 177,000명 이상을, 데이비드 애튼버러와 함께하는 몰입 경험 '우리의 이야기(Our Story)'는 133,000명 이상을, '올해의 야생 사진작가(Wildlife Photographer of the Year)' 전시는 182,000명 이상을 끌어들였다.
이전까지 영국 최다 방문 관광지는 대영박물관으로, 2024년 약 650만 명을 기록했고 2025년에도 유사한 수준이었다.
연구와 과학적 영향
NHM150 캠페인과 미래 계획
박물관은 NHM150이라는 야심 찬 변혁 프로그램을 추진 중으로, 자선가·신탁·재단·기업 파트너로부터 추가 1억 5,000만 파운드를 모금하는 것이 목표이다. 궁극적 목표는 박물관의 150주년인 2031년까지 1억 명 이상의 '행성 옹호자'를 만드는 것이다. 정원 리노베이션과 '망가진 행성 고치기' 갤러리의 성공을 바탕으로, 2031년까지 매년 신규 또는 재정비된 상설 갤러리를 개관할 계획이다.
예정된 프로젝트로는 2026년 9월 개관 예정인 '인간 자연(Human Nature)'—80년 이상 대중에게 닫혀 있던 갤러리 공간에서 미공개 표본을 전시하며 인류 역사와 자연 세계의 이해가 어떻게 얽혀 왔는지를 탐구하는 전시; 박물관 역사상 최초로 어린이 방문객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상설 어린이 자연 갤러리; 그리고 2026년 5월 유럽 최초 공개되는 블록버스터 전시 '쥐라기 바다: 심해의 괴물(Jurassic Oceans: Monsters of the Deep)'—어룡·수장룡·모사사우루스를 특징으로 하는 전시 등이 있다. 또한 박물관은 8,000만 점 표본의 이전과 디지털화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컬렉션·과학·디지털화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고생물학에서의 문화적 위상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고생물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오언의 작업을 통해 공룡류(Dinosauria)라는 개념이 탄생한 기관이자, 맨텔의 기초 컬렉션이 보관되어 있으며, 아르카이옵테릭스와 바리오닉스 같은 표본이 공룡 진화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형성한 곳이다. 박물관의 공룡 갤러리는 수 세대에 걸쳐 고생물학자와 대중 모두에게 형성적 경험을 제공해 왔으며, 지구 생명의 역사에 대한 대중 참여를 위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이다. 2025년 역대 최다 방문 기록은 자연 세계와의 만남에 대한 대중의 지속적 열망을 보여주며, 공룡 전시는 박물관 정체성의 핵심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구성 요소로 남아 있다.